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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피해액 1조원 넘을수도”

입력 | 2014-02-03 03:00:00

현대경제硏, 직-간접 손실 추정… 발생 보름째 소비자 기피 본격화
닭 33%-오리고기 54% 매출 줄어




조류인플루엔자(AI)가 2008년 수준(감염률 8%)으로 퍼지면 이에 따른 직간접 피해규모가 6000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의 직간접 기회손실 추정’ 보고서에서 “이번 AI로 인한 직간접 손실액이 적게는 3400억 원에서 많게는 1조 원 이상에 이를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 손실 예상액은 2000년 이후 4차례에 걸쳐 발생한 AI 중 가장 피해가 컸던 2008년을 기준으로 추산한 것이다. 당시 4월과 5월에 걸쳐 발생한 AI로 전국 1500농가에서 1020만4000마리의 닭과 오리가 도살 처분됐다. 정부는 도살 처분과 방역활동 등을 위해 3070억 원의 예산을 지출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여기에 생산 감소와 음식업종 피해 등 직간접 비용을 더했다.

현재 AI가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는 상황은 2008년과 비슷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AI 감염률이 5%가 되면 도살 처분과 생산 감소로 인한 농가 피해액이 837억 원, 도살 처분 보상금을 제외한 정부 지출은 2046억 원으로 직접적인 손실 규모는 2883억 원에 이르게 된다. 여기에 사료산업, 육류·육가공업, 음식업종에 미치는 간접적인 피해를 더하면 손실액은 3402억 원으로 늘어난다. 감염률이 10%로 늘어나면 전체 손실액은 6802억 원, 감염률 15%가 되면 손실액은 1조203억 원으로 1조 원을 넘게 된다. 2008년 당시 AI 감염률은 8% 정도였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에서 사육되는 닭과 오리는 1억6223만 마리이고, 2일 현재 도살 처분됐거나 처분 예정인 닭과 오리는 276만 마리다. 이를 통해 추산한 감염률은 1.7% 정도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감염률이 2008년 수준까지 간다고 보면 일단 6000억 원가량의 손실이 예상된다. 사육 마릿수가 많은 경기와 전남 지역까지 AI가 퍼진 상황임을 고려하면 손실액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닭과 오리고기 판매는 AI 발생 이전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한 대형마트에 따르면 AI 발생이 확인된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1일(의무휴업일 26일 제외)까지의 닭고기 매출은 AI 발생 직전 15일에 비해 33%가량 줄었다. 같은 기간 동안 오리고기 매출은 54% 감소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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