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춘제 프로에 문화혁명 선전 발레극 방영

춘제 하루 전인 지난달 30일 방영된 중국중앙(CC)TV의 오락 프로그램 ‘춘제롄환완후이’. 논란이 된 발레극 ‘훙써냥쯔쥔’은 중국의 문화대혁명 당시 정치 선전도구 중 하나로 꼽힌다. 사진 출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춘제 전날인 지난달 30일 저녁 방송된 중국중앙(CC)TV의 ‘춘제롄환완후이(春節聯歡晩會·춘완)’가 근래 들어 가장 정치화된 내용으로 채워졌다는 비판이 인터넷을 중심으로 일고 있다. 춘완은 노래와 춤, 마술, 코미디, 만담 등으로 구성된 4시간짜리 프로그램으로 올해도 7억 명 이상이 시청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는 영화감독 펑샤오강(馮小剛)이 총감독을 맡아 ‘국가프로젝트’ 수준으로 격상됐다는 말도 나왔다.
이번에 특히 문제가 된 내용은 발레극 ‘훙써냥쯔쥔(紅色娘子軍)’이다. 20세기 초 국공 내전 시기에 하이난(海南) 섬의 가난한 처녀 우칭화(吳淸華)가 공산당에 입당해 낭자군을 이끌고 혁명에 나선다는 줄거리다. 이 극은 문화혁명 4인방으로서 마오쩌둥(毛澤東)의 아내였던 장칭(江靑)이 ‘8대 모범극’ 중 하나로 꼽을 만큼 문혁 당시의 선전도구 중 하나였다. 이번 에는 사회자가 군복을 입고 나와 극을 소개했다.
‘고추 혁명’이라는 가명으로 유명한 정치만화가는 “올해 춘완은 최근 들어 가장 정치적인 설교로 가득 찬 프로그램이었다. 쇼 프로그램에 왜 정치를 넣느냐고 하지만 공산당은 오락과 정치를 섞는 데 매우 익숙하다”고 말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