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520D의 아성에 도전하는 푸조 뉴 508. 푸조 브랜드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세단으로 매력적인 연비와 주행성능, 첨단 편의사양을 갖췄다. 여기에 가격경쟁력까지 갖춰 수입 디젤세단의 새로운 강자로 인정받고 있다. 사진제공|푸조
■ 푸조 뉴 508 2.0디젤
동급 BMW 520D 비해 1540만원 저렴
성능·연비 등 빠지는게 없는 팔방미인
안전운전 돕는 최첨단 편의사양도 다양
기대에 못 미친 정차 시 진동 ‘옥에티’
2013년 수입차 판매 순위 1위를 기록한 차는 BMW 520D다. 8346대가 팔려 2위 폭스바겐 티구안(5500대)을 가볍게 따돌렸다.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세단의 인기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수입 디젤세단은 뛰어난 경제성과 기술 발전 덕으로 소음 저감, 넉넉한 파워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딱히 경쟁할만한 국산 차종이 없다는 것도 질주의 원동력이다. BMW 520D의 아성에 도전하는 경쟁 차종이 바로 푸조 뉴 508이다. 흔히 말하는 클래스가 다르긴 하지만, 가격 대비 경쟁력을 따져보면 넘지 못할 산은 아니다.
푸조 뉴 508은 푸조 브랜드를 대표하는 플레그십 세단이다. 라인업은 1.6디젤, 2.0디젤, 2.2디젤 3가지. 시승한 모델은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2.0디젤 모델이었다.
푸조 뉴 508 2.0디젤 모델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가격 경쟁력이다. 공식 판매가는 4750만원으로 BMW 520D(6290만원)보다 1540만원이나 저렴하다. 국산 대형 가솔린세단의 가격에 근접하지만 디젤엔진의 경제성과 검증된 파워 및 드라이빙 능력을 고려하면 수긍할만한 가격이다.
연비도 매력적이다. 푸조 뉴 508 2.0디젤 모델의 공인 연비는 14.8km/L로 BMW 520D(16.9km/L)보다는 다소 뒤지지만 충분히 경쟁할만하다. 서울에서 태백까지 왕복 500km의 실 연비 테스트 주행에서 푸조는 공인 연비를 살짝 웃도는 15.6km/L를 기록했다. 일반도로와 고속도로 주행 1:2 비율로 운행한 결과다. 대체로 스포츠 드라이빙을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만족할만한 결과다.
주행성능 또한 매력적이었다. 푸조 뉴 508 2.0디젤 모델의 최고 출력은 163마력으로 그리 높은 편이 아니지만 최대 토크(34.6kg·m)가 2000rpm 구간에서 나온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가장 많이 쓰는 영역대인 2000rpm에서 넉넉한 토크를 발휘한다는 것은 고속주행은 물론 중저속 구간에서도 원하는 만큼 파워를 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초반 스타트에서부터 100km이상의 고속주행 그 어느 영역에서도 민첩한 가속성능을 발휘하며 가속에 대한 스트레스를 전혀 받지 않게 한다.
● 풍부한 첨단 편의 사양 탑재
푸조 뉴 508에는 주행 관련 필수정보들을 볼 수 있는 투명 컬러 헤드업디스플레이가 장착돼 있다. 앞 유리창에 그대로 투영되는 방식이 아닌 팝업형이어서 장거리 주행 시 다소 눈이 피로해지는 단점도 있지만 주행속도, 크루즈 컨트롤, 스피드리미터 등의 정보를 도로에서 눈을 떼지 않고도 확인할 수 있어 안전운전에 큰 도움이 된다. 그밖에 야간운전 시 사고의 위험을 줄여주는 스마트 빔 어시스턴트 기능도 장착돼 있다. 이 기능은 윈드스크린 위에 설치된 인텔리전트 카메라가 전방의 차량 주행여부와 도로 밝기 등을 분석하여 자동으로 해드램프의 상향등을 조정해 주는 유용한 기능이다.
● 정숙성은 다소 기대에 못 미쳐
푸조 뉴 508은 파워 트레인을 방음 캡슐화 하고 소음과 진동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교한 댐핑 시스템이 적용됐다. 차량의 무게를 줄이면서 정숙성은 높였다는 것이 업체측 설명이다. 하지만 실제 다양한 디젤 승용세단을 시승한 기자의 개인적인 경험을 얘기하자면 기대보다는 다소 아쉬웠다. 비교적 가혹한 환경에 노출되는 시승차량이었다는 점을 고려해도 특히 정차 시 진동은 경쟁 모델에 비해 다소 뒤쳐져있는 느낌이다. 하지만 주행 시의 정숙성은 만족할만한 수준이고 전체적인 가격 대비 만족도에서는 상위 레벨에 있기 때문에 아쉬움을 충분히 상쇄할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