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18세 흑인 스키선수 스필먼 소치행 무산
자국내 출전 기준 미달 이유…비난 여론 들끓어
태양이 작열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동계올림픽을 향한 꿈은 자란다. 18세의 스키 회전 선수인 사이브 스필먼이 그 주인공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이 소년의 위대한 도전을 허락했다. 그런데 정작 그의 조국이 앞길을 가로막았다.
AP통신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스필먼은 IOC의 결정에 따라 2014소치동계올림픽 출전권을 얻었다. 그러나 남아공스포츠연맹 및 올림픽위원회(SASCOC)의 반대로 올림픽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자국내 동계올림픽 출전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 이유다. SASCOC의 결정은 남아공 내에서도 엄청난 비판을 받고 있다. 한 젊은 운동선수의 꿈을 망가뜨리고 올림픽정신을 무시했다는 지적이다.
스필먼의 고향은 이스턴 케이프주의 산악지대에 있다. 해변과 따뜻한 날씨로 유명한 남아공에서 눈을 볼 수 있는 극소수의 지역이다. 당연히 스키선수가 거의 없고, 흑인선수는 더 없다. 스필먼은 세계랭킹 2000위 안에도 들지 못했지만, 소치에 출전하기에 충분한 포인트를 모으기 위해 지난달 말까지 끊임없이 대회에 나섰다. IOC도 그 노력을 인정했다. 그러나 정작 암초는 내부에 있었다. 그래서 더 허탈하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