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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초록특별시, 서울

입력 | 2014-02-04 03:00:00

사과꽃 향 짙은 거리 등 발길 닿는 곳마다 공원-숲… 市 ‘푸른도시 선언’




서울 종로구 운현궁로가 꽃단장을 한다. 운현궁 담과 가로수만 있어 황량하던 운현궁로(왼쪽 사진)가 올해 안에 꽃과 풀, 쉼터가 있는 거리로 변모한다. 서울시 제공

‘서울 도심의 삭막한 가로변이 꽃과 나무, 쉼터가 있는 ‘가로(街路) 정원’으로 바뀐다. 서울 곳곳에 조성된 숲에서는 갓난아이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맞춤형 숲 치유를 받는다. 한양도성, 마을길 등을 돌며 7박 8일간 서울을 종주한다. 자연 속에서 레크리에이션을 즐기며 온 가족이 캠핑을 즐긴다.’

3일 서울시가 발표한 ‘푸른도시 선언 전략계획’의 미래 청사진이다. 시민의 발길이 닿는 곳에 공원 등을 조성해 ‘녹색복지’를 확대한다는 취지다.

○ 돈화문로에는 감나무, 율곡로에는 사과나무

‘교동초등학교∼안국역’ ‘기업은행∼청계천’의 삼일대로(600m)와 ‘역삼역∼선릉역’ 테헤란로(1.4km)는 유동인구가 많은 대표적인 구간. 서울시는 올해 이곳을 꽃, 나무, 쉼터가 있는 가로 정원으로 꾸미기로 했다. 종로 돈화문로(770m)에는 감나무 90그루를, 종로4가 녹지대(320m²)와 경복궁 사거리 주변 율곡로(80m)에는 경북 영주시에서 보내온 사과나무를 각각 50그루, 20그루를 심어 초록빛 거리로 조성한다. 감과 사과가 열리면 시민들이 참여해 공동으로 수확하도록 할 계획. 안국동 사거리∼숭례문(2.1km) 구간은 보도를 확장하고 쉼터로 꾸민다.

태아와 산모를 위한 ‘태교 숲’, ‘유아 숲 체험장’, ‘청소년 모험의 숲’, ‘치유의 숲’ 등 ‘생애주기별 맞춤형 공원’도 2016년까지 37곳을 새로 만든다. ‘유아 숲 체험장’은 중랑구 용마산, 도봉구 초안산, 은평구 서오릉, 서대문구 인왕산, 구로구 개웅산, 서초구 시민의 숲 등 6곳에, ‘청소년 모험의 숲’은 서대문구 안산공원과 중랑구 중랑캠핑 숲에, 치유의 숲은 초안산 등에 조성한다.

올해 완공되는 서울둘레길(157km)처럼 마을길, 성곽, 사찰 등을 걷는 ‘서울길 네트워크’도 구축한다. 이에 따라 당일 코스가 아닌 숙박을 하며 서울을 꼼꼼히 둘러보는 종주 코스도 만들 것으로 전망된다. 둘레길 조성은 현재 고덕·일자산 코스(25km), 용마·아차산 코스(10km) 등 모두 35km를 남겨두고 있다.

서울을 대표하는 역사문화 자원을 잇는 ‘역사가 흐르는 서울공원길’도 올해 시범사업으로 운영된다. ‘서소문공원∼정동공원∼정동극장∼환구단∼명동예술극장∼명동성당’을 잇는 근대문화길이 첫 대상지다.

○ 시민이 만드는 공원 문화 프로그램

서울시는 이번 계획에서 ‘공원문화 큐레이터’를 육성하기로 했다. 공원의 문화자원을 조사해 스토리를 발굴하고 문화·예술·전시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하는 전문가다. 청년, 주부 100명을 대상으로 ‘공원놀이 지도사’를 양성하고 4개월 과정의 ‘서울정원사 학교’와 20시간 과정의 ‘시민조경 아카데미’를 운영해 시민 참여도 늘릴 예정이다.

올해 시민의 공원 활동과 지역커뮤니티를 지원할 ‘공원시민센터’를 시범 설치한 뒤 ‘북서울 꿈의 숲’ ‘푸른 수목원’ 등 주요 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서울시 김병하 행정2부시장은 “서울시 전체를 공원 개념으로, 녹색문화를 일상에서 평생까지로 넓혔다”며 “차가운 콘크리트 도시에서 벗어나 자연과 사람이 함께하는 초록도시 서울로 꾸밀 것”이라고 말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