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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놀자!/영어로 익히는 고전]해저 2만리③

입력 | 2014-02-05 03:00:00


‘해저 2만리’의 중반부에 다다를수록 독자들은 네모 선장이라는 인물에 대해 의구심을 품게 됩니다(suspect). 외견상으로(on the surface) 그는 과학자이자 탐험가(explorer)이며, 위대한 잠수함 노틸러스호의 발명가(inventor)입니다. 그런데 왜 그는 노틸러스호가 어디로 가는지, 무엇을 하는지 숨기는 걸까요? 도대체 왜 ‘손님들’을 방에 가두고 수면 가스(sleeping gas)를 뿌려 잠들게 할까요? 아로낙스 교수와 네드가 보지 못할 때 노틸러스호는 무엇을 하는 걸까요?(What is the Nautilus doing, when professor Arronax and Ned aren’t looking?)

노틸러스호는 이 나라에서 저 나라로 몰래 넘나들 수 있고(to move undetected from country to country), 항해 중 마주치는 어떤 배도 파괴할 수 있으며(to destroy any ship in its path), 바다와 하나가 될 수 있는(to become one with the sea) 어마어마한 능력을 보유한 잠수함입니다. 그런데 이 작품을 읽다 보면 노틸러스호의 굉장한 힘이 주인을 잘못 만나면(in the wrong hands) 큰 위험을 야기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점차 분명해집니다.

이런 점에서 쥘 베른의 ‘해저 2만 리’는 유명한 공상과학소설들의 전철을 밟고 있는데, 특히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Frankenstein)’과 비교될 수 있습니다. ‘프랑켄슈타인’에서는 한 과학자가 대단한 발견을 하지만 실험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폭력적이고 복수심에 불타는 괴물을 만들어냅니다(produces a monster of violence and vengeance). 반면 ‘해저 2만리’에서 정말 위험한 인물은 창조물인 노틸러스호가 아니고 노틸러스호의 발명가, 네모 선장 자신입니다. 그가 극악무도한 복수극(bloodthirsty revenge)을 펼치겠다는 일념으로 항해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프랑켄슈타인’과 ‘해저 2만리’ 같은 소설에서 우리는 과학이 파괴적일 수 있다(science can be destructive)는 진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오늘날까지 발명된 무기들을 생각해보세요. 뛰어난 과학자들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탄생한 원자폭탄(atomic bomb)이 단적인 예입니다.

네모 선장은 말합니다. “나는 사회와 연을 끊었다. 그러니 그들의 법 따위는 지킬 필요가 없다…. 내가 법이고 내가 심판자다!(I have done away with society entirely. I do not, therefore obey its laws…, I am the law, and I am the judge!)”

네모 선장 같은 사람에게 원자폭탄, 무인항공기(unpiloted drones), 미사일(missiles) 같은 무기를 맡겨도 될까요? 이런 무서운 사람에게는 총 한 자루도 맡기면 안 될 것 같지만, 소설 속 네모 선장은 최첨단 무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네모 선장처럼 위험한 사람의 손에 들어갈 수도 있는 무기를 우리는 계속 만들어야만 하는 걸까요? 작가가 던지는 이 질문에 여러분은 어떻게 대답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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