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세상을 바꿉니다]<1부>나는 동네북이 아닙니다해외기업선 호칭 어떻게
아시아를 제외한 해외 기업들은 대부분 직급에 따른 호칭을 사용하지 않고 이름을 부르는 게 일반적이다. 예의를 차려야 할 상황에서는 남자 직원은 이름 앞에 ‘미스터’, 여자 직원은 ‘미스(또는 미즈)’를 붙이는 정도다.
직급 구분도 훨씬 단순하다. 대리∼차장급은 매니저, 부장급 이상은 디렉터로 묶여 있다. 부서별 책임자는 ‘슈퍼바이저(관리자)’라는 직함을 갖기도 하지만 공식적인 호칭은 아니다. 입사 연차와 나이도 회사 내 서열을 가리는 데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부하 직원에 대한 폭언은 발각될 경우 인사고과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이고 모욕죄로 가해자가 법정에 서게 되는 경우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미국 정보기술(IT)업체 구글은 상하를 막론하고 모든 직원을 ‘구글러(googler·구글에서 일하는 사람)’라고 부른다. 신입사원에게는 배려 차원에서 뉴(new)와 구글러를 합해 ‘누글러’라는 애칭을 한시적으로 붙인다.
독일 자동차회사 BMW의 한국지사인 BMW코리아는 2008년 대리∼이사급의 직급을 매니저로 통합했다. 이 회사 김효준 사장은 직원들에게 영문 이니셜인 ‘HJ’로 불린다. 권위적인 호칭을 없애고 열린 소통을 강조하기 위해 김 사장이 직접 정한 지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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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창기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은 한국 기업 상당수가 비슷한 직급 체계를 사용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