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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공간-뜨거운 공감… ‘작지만 큰 무대’ 지켜온 힘이죠”

입력 | 2014-02-06 03:00:00

6일 방송 1000회 맞는 EBS ‘스페이스 공감’




《 팝스타 제이슨 므라즈의 세계적인 히트곡 ‘아임 유어스’ 공연 실황 중 유튜브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영상은 서울 도곡동 EBS 본사 1층 ‘스페이스 공감’에서 녹화된 것이다. 조회 수는 6154만 건이 넘는다.
미국 록 밴드 뱀파이어 위크엔드의 지난해 여름 ‘공감 실황’에 해외 누리꾼들은 ‘작은 공간이지만 연출과 편집이 모두 훌륭하다’는 댓글을 달았다.
EBS TV의 음악 프로그램 ‘스페이스 공감’(매주 목요일 밤 12시 10분)이 6일 방송 1000회를 맞는다. 만 10주년도 앞뒀다.
최근 스페이스 공감의 공연 횟수와 제작진 감축안이 알려지면서 음악인들 사이에서 ‘공감을 지키자’는 취지의 공연과 캠페인이 이어졌다.
그동안 주 5회 열리던 무료 공연 횟수가 3월부터 4회로 준다. 》     
     

스페이스 공감은 2004년 4월 EBS 사옥 1층 강당을 소규모 공연장으로 개조하며 탄생했다. 4일 도곡동 사옥에서 만난 ‘공감’ 제작진(정윤환 CP, 민정홍 이혜진 PD)은 “EBS의 재정 여건상 채산성 낮은 우리 프로그램을 보는 사측 시각도 이해가 간다. 하지만 시민들이 무료로 수준 높은 공연을 즐기도록 하자며 2004년 강당을 ‘공감’으로 개조한 공영방송의 당초 의도까지 잊히지는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4일 오후 EBS 본사에서 만난 ‘스페이스 공감’의 이혜진 PD, 정윤환 CP, 민정홍 PD(왼쪽부터). 이 PD는 “방한한 해외 명연주자가 먼저 ‘공감’ 출연 가부를 문의해올 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원대연 기자yeon72@donga.com

스페이스 공감은 10주년을 맞아 △기념 책자 발간 △음악 포럼 개최 △야외 공개 방송 실시 △10년 전 명반을 주제로 한 실황 녹화 같은 기획을 이달 말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정 CP는 “지금껏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늘 성과를 내왔듯 계속 노력하겠다”고 했다. ‘성과’ 중 하나는 ‘헬로루키’다. 2007년부터 음악성 높은 신인을 소개해온 코너. 장기하와 얼굴들, 국카스텐을 비롯한 실력파 음악인들이 이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

노마 윈스턴, 랠프 타우너 같은 해외 정상급 연주자부터 이승환, 김범수, 이은미 같은 국내 대중 가수들까지 공감 출연을 선호하는 이유는, 1시간 동안 자신의 음악적 역량을 전파를 통해 여과 없이 보여줄 기회이기 때문이다. 공감은 출연 음악인이 녹화 후 음향 믹싱 과정에까지 참여하도록 한다.

제작진은 ‘소수점’ 시청률에도 10년을 버틴 ‘공감의 힘’은 음악적인 ‘공감’과 ‘공간’에 있다고 했다. 5명의 평론가와 3명의 PD가 매주 쏟아지는 음반을 모니터한 뒤 함께 출연진을 정한다. 300m2에 좌석이 156개에 불과한 비좁은 스페이스 공감을 찾았던 34만여 관객의 환호는 연출의 밑거름이 됐다.

6일 밤 방영될 1000회 특집에는 역대 출연진의 화려한 ‘홈커밍’이 없다. 늘 그렇듯 진행자도 없다. 지난해 발매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헌정 음반 ‘이야기해주세요―두 번째 노래들’에 참여한 여성 음악인들의 공연 실황이 ‘특집’의 전부다. 민 PD는 “할머니들의 삶을 담은 다큐 영상이 삽입된다”고 했다. “길원옥 할머니의 노래 ‘찔레꽃’을 통해 노래의 의미를 돌아보려 합니다. ‘우리에게 음악이란 무엇일까’ 하는 것 말이죠.”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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