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 사진제공|초록뱀주나E&M
‘야구 여신’이라는 애칭까지 얻으며 탄탄한 길을 가던 최희 전 아나운서가 새로운 출발에 나섰다. 케이블채널 KBS N스포츠의 아나운서로 4년 동안 활동했던 그는 지난해 말 프리랜서 선언을 하고, 본격적인 전문 방송인으로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그 과정엔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그는 ‘꿈’ 하나만 생각하며 앞만 보고 달리고 있다.
“퇴사하기 전까지 반대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부모님은 당연하고 주위의 대부분이 반대했다. ‘든든한 직장 잘 다니지, 왜 그만두느냐’는 거다. 야구팬들은 야구를 배신했다는 말까지 하고. 고민이 많았지만, 내 인생은 내 것이니 나만 생각하기로 한 거다. 또 4년 동안 스포츠 아나운서로 같은 일만 해 (내 삶의 에너지가)소비는 되는데 충전이 되지 않는 느낌이었다. 언제까지 안정된 삶이 보장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제 스물아홉인데, 안정된 것에 안주하는 것도 꺼림칙했다. 마지막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일단 부딪치기로 한 거다.”
눈에 띄는 미모에 환한 웃음, 차분한 말투로 야구 소식을 전해주면서 그에 대한 팬들의 기대는 컸다.
“프리를 선언했다고 해서 스포츠를 버린 게 아니다.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거고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데, 바로 무관심해질 수 있겠나. 정말 기회만 온다면 쌓은 경력을 바탕으로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
아나운서로 그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는지 각종 방송사의 러브콜이 끊이질 않고 있다.
여러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하고, 최근 동료 아나운서 출신 공서영과 함께 케이블 스포츠채널 XTM ‘베이스볼 워너비’의 진행자로 낙점되기도 했다. 또 박지윤 전 아나운서의 출산 휴가로 자리를 비운 JTBC ‘썰전’의 후임으로도 발탁됐다.
처음엔 “삐걱대고 울퉁불퉁한 길을 걷겠지만”, 좋은 에너지를 전달해 줄 수 있는 방송인이 되고 싶다고 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트위터@mangoo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