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전성시대/이상권 글·이광익 그림/132쪽·문학동네
문학동네 제공
이 책은 할머니가 살아오면서 만났던 귀신들에 대해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형태입니다. 도깨비, 혼불, 물귀신, 아기귀신, 처녀귀신처럼 많이 듣던 귀신도 있고 방죽귀신, 차일귀신, 뒤란귀신, 감나무귀신, 토방귀신, 우물귀신처럼 생소한 귀신 이야기도 보입니다. 글을 쓰다 보니 귀신이란 말을 몇 번이나 쓰는지도 모를 만큼 많은 귀신이 등장합니다. 이렇게 많은 귀신들을 만난 할머니는 무섭지 않은가 봅니다. 하나도 잊지 않고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으니 말입니다.
할머니의 입을 통해 듣는 귀신 이야기는 무섭기만 한 건 아닙니다. 귀신을 피하는 방비책도 슬쩍 슬쩍 보입니다. 차일귀신을 피하려면 너무 늦게 다니지 말아야 하고, 물귀신을 피하려면 깊은 물에 들어가지 말아야 합니다. 아기귀신을 피하려면 아기 무덤에 꽃 한 송이 올려놓으면 됩니다. 이렇게 보니 귀신은 인간이 방심한 틈에 등장하는 존재인가 봅니다. 하긴 귀신이 무서운 건, 예측할 수 없는 시간에 내 앞에 나타난다는 점이겠죠.
귀신 이야기는 책읽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도 통합니다. 아주 자극적인 귀신 이야기만 접한 아이들에게 조금 다른 느낌으로 다가갔으면 싶은 책입니다.
김혜원 어린이도서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