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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경선 ‘빅매치’ 굳혀가는데… 한치 앞도 안 보이는 경기지사 경선

입력 | 2014-02-08 03:00:00

새누리 “누굴 내세울까” 고심 계속




새누리당의 서울과 경기도 기상도가 전혀 딴판이다. 서울시장 출마 후보군은 윤곽이 드러나며 ‘빅매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경기도지사 경선 구도는 여전히 안갯속이기 때문이다.

서울시장 후보 경선은 당내 최다선인 정몽준 의원(7선)과 당 바깥 우량주인 김황식 전 국무총리의 출마 선언이 임박해지는 분위기다.

김 전 총리는 최근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아직은 (출마를) 고심 중이지만 결심한다면 박원순 서울시장 같은 사람의 재선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이 주도한 무상보육 논란 등을 ‘포퓰리즘’식 시정(市政)으로 보면서 거부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맥락에서 김 전 총리는 경선을 통해 박 시장의 재선을 막을 후보를 뽑을 수만 있다면 자신은 승패와 관계없이 경선에 나설 뜻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핵심 당직자는 “김 전 총리가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 의원은 7일 이재오 의원이 주최한 ‘은평포럼’ 특강에서 1조9000억 원 규모의 현대중공업 주식을 백지 신탁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현대중공업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돼) 어떤 변화가 있더라도 회사는 계속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 것. 백지신탁이란 공직자가 재임 기간에 주식 등 자신의 재산을 대리인에게 맡겨 처리하거나 관리하게 하는 제도다. 정 의원은 현대중공업의 최대 주주로 지난해 9월 30일 기준 1771만7769주(10.15%)를 보유하고 있다. 정 의원의 발언은 서울시장 출마 시 큰 걸림돌인 백지신탁 문제를 정면 돌파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또 정 의원은 최근 들어 새누리당 서울 지역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서울시장 선거에 나설 뜻을 밝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지역의 한 의원은 “도와달라는 뜻으로 들리더라”고 말했다.

‘원조 친박’인 이혜훈 최고위원은 6일 황우여 대표를 만나 공정한 경선관리를 요청하면서 서울시장 경선 출마 의사를 거듭 밝혔다. 이 최고위원은 11일 공식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반면 경기도는 경선 구도가 뚜렷하지 않은 상태다. 당 지도부에게서 경기도지사 출마 압박을 받고 있는 남경필 의원(5선)이 거취를 아직 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문수 현 지사가 불출마 의사를 밝힌 뒤 원유철 정병국 의원, 김영선 전 의원이 잇따라 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여론조사에서 우세한 남 의원의 도지사 출마를 거듭 종용하고 있다. 이미 출사표를 낸 후보들은 “중진 차출론은 기존 후보들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해당 행위”라며 반발하고 있어 당 지도부의 남 의원 지지가 노골화할 경우 당내 갈등이 증폭될 수 있다.

남 의원은 아직 원내대표 경선 도전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경기도지사 출마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광덕 대통령정무비서관도 최근 남 의원을 만나 출마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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