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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엔 규칙 없지만, 성공벤처엔 공통점 있더라”

입력 | 2014-02-10 03:00:00

중기청장-벤처기업 대표 3人 ‘기업가 정신’ 주제로 생생토크




한정화 중소기업청장(왼쪽에서 세 번째)은 7일 오전 이원배 더오디 사장(왼쪽), 박혜린 바이오스마트 사장, 유현오 제닉 사장(오른쪽)과 만나 기업가정신에 대해 토론했다.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무한 도전인 창업의 세계에 정해진 규칙은 없습니다. 하지만 성공한 기업가들의 공통점은 분명히 있습니다.”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진흥공단 회의실에 한정화 중소기업청장과 유현오 제닉 사장(43), 박혜린 바이오스마트 사장(44·여), 이원배 더오디 사장(48) 등 3명의 벤처기업 대표가 모여 기업가정신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이날 참석한 벤처기업인들은 지난달 서울벤처인큐베이터와 벤처기업협회가 국내 창업가 20인의 성공 방정식을 모아 발간한 책자 ‘작은 사장을 큰 기업인으로 성장시키는 99가지 씨앗’의 모델이자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으로 뽑힌 인물이다.

이날 토론은 벤처기업인들이 창업을 꿈꾸는 후배들에 대해 조언하면 교수 시절 오랜 기간 창업 멘토 경험이 있는 한 청장이 화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 성공 이후를 좌우하는 기업인의 자세

벤처기업인들은 후배 창업가들이 흔히 기업가정신에 대해 오해하기 쉽다고 말했다. 빠른 성공과 ‘대박’만이 기업의 전부인 것으로 착각해 지속 가능한 기업을 만드는 데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2001년 의료용 화장품 1인 벤처를 세워 글로벌 마스크팩 전문기업으로 키워낸 유 사장은 “나 자신도 교만에 빠져 몇 차례 위기를 겪은 경험이 있다”며 “결국 작은 성공도 직원들과 주위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깨달음을 얻을 때 진정한 기업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청장은 “창업에 있어 개인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모든 사람의 꿈을 한데 모아낼 수 있는 기업가의 태도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사회 전반에 의미 있는 가치를 만들겠다는 꿈이 부족할 때 교만에 빠지고 실패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 시장의 흐름을 읽는 역량도 필요

2005년 휴대전화부품업체를 창업한 이 사장은 앞선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 자부했지만 판매에 실패해 막대한 재고를 쌓아두고 신용불량자가 된 아픔을 겪었다. 그는 “단순히 ‘앞선 기술을 상용화하면 시장에서 알아주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가 앞섰다”며 “부단히 재기를 꿈꾸는 과정에서 결국 기업가로서 성공하려면 시장의 흐름을 읽는 끊임없는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한 청장도 “기술 벤처인들이 ‘운칠기삼’(운이 70%, 기술이 30%이라는 뜻)이라는 말을 흔히 하지만 사실은 ‘마칠기삼’(마케팅이 70%, 기술이 30%)이라는 점을 뒤늦게 깨달을 때가 많다”며 “정부의 창업 정책도 냉정한 시장의 현실을 감안해 실패 후 재도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바꾸려고 한다”고 말했다.

○ 눈과 귀를 여는 소통의 리더십

대학 재학시절 벤처사업을 시작해 지금은 국내 신용카드 제조의 70%를 차지할 정도의 국내 대표적인 여성 기업인이 된 박 사장은 “나를 키운 스승은 함께 사업 전선에 나선 직원들과 주위 동료”라고 말한다. 끊임없이 자신을 낮추고 궁금한 점을 묻고 해결해 나가는 ‘질문 경영’을 통해 사업 기회를 포착하고 조직 안에서의 신뢰를 쌓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한 청장은 “작은 성공에 취해 ‘귀는 닫고 입을 여는’ 기업인은 결국 시장과 직원들의 외면을 받기 쉽다”고 지적했다.

참석자들은 “진정한 기업가정신은 사업을 시작할 때 가진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라며 “진정성을 갖고 세상과 소통하려고 노력하면 결국 성공은 우리 곁에 다가와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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