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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시간선택제 절반 이상 ‘경력단절女’ 뽑는다

입력 | 2014-02-10 03:00:00

[2013 리스타트 다시 일터로]
기획재정부 2014년 채용 ‘여성’에 초점… 136개 기관서 500명 이상 선발할듯
公기관 20여곳 직장 어린이집 확대… 남성-청년-고졸자 ‘역차별’ 우려도




공공기관들이 올해 1000여 명의 시간선택제 근로자를 채용할 예정인 가운데 정부가 이 중 절반 이상을 경력단절 여성들에게 할당하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임신과 육아로 직장을 떠난 여성의 재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2017년까지 공공기관 20여 곳에 직장어린이집을 신설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7일 열린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14년도 공공기관 인력운영 추진계획’을 확정해 시행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이날 기재부가 발표한 올해 공공기관의 인력 채용 계획은 직장 경험을 갖췄지만 임신 육아 등의 이유로 일터를 떠난 여성의 직장 복귀를 지원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기재부는 각 공공기관에 올해 선발하는 시간선택제 근로자 중 50% 이상을 경력단절 여성으로 선발하라고 권고했다. 올해 136개 기관이 시간선택제 근로자 1027명을 뽑을 계획이어서 500명 이상의 경력단절 여성이 올해 공공기관의 정규직 시간선택제 근무자로 채용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기관별로 경력단절 여성 채용 목표를 제출받은 뒤 이를 이행하면 경영평가에 가점을 부여하기로 했다.

또 육아휴직 등 결원이 생길 경우 대체인력을 경력단절 여성으로 채용하도록 했다. 정부는 공공기관이 대체인력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면 정원 대비 늘어나는 인원에 대해 1년 동안 정원 해소 의무를 유예하기로 했다.

공공기관 직장어린이집도 늘어난다. 전체 공공기관 중 상시 근로자 500명 이상인 68곳은 의무적으로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해야 하지만 국립중앙의료원과 보훈복지의료기관 등 20여 곳이 아직 어린이집을 설치하지 않았다. 정부는 이 기관들에 대해 경영상 인센티브 등을 통해 2017년까지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기재부 당국자는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선 직장을 떠난 여성의 복귀가 필수”라며 “공공기관부터 이들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직장 환경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말했다.

정부의 이번 발표에는 다소 비현실적인 부분도 포함돼 있다. 대표적인 것이 여성의 승진 소요기간 단축을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정부는 공공기관 여성 관리자 비율을 늘리기 위해 여성에 국한해 승진에 걸리는 연한을 축소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공공기관 채용계획의 중심이 여성 위주로 짜여 청년과 고졸자들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용호 기재부 인재경영과장은 “공공기관 내 여성 관리자 비율이 현재 평균 6%에 그치는 등 남성 편중 현상이 심각하다”며 “시행 초기 ‘역차별’ 논란이 일어날 수 있지만 올해 제도를 정착시킨 후 내년 이후에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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