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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상우, 더 키스 II, 2008년
사랑이 인간의 내면에 잠재된 아름다움을 꽃피우게 하고 영혼을 구원할 것이라는 믿음도 갖고 있다. 두 남녀가 황홀하게 키스하는 장면을 담은 이 사진작품은 그에게 사랑은 예술이며 종교라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물이다.
키스하는 연인들을 찍은 누드사진은 강렬한 에로티시즘을 발산하면서도 신비한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마치 열대의 깊은 바닷속에 사는 무지갯빛을 발하는 물고기처럼 스스로 빛나는 컬러풀한 인체다.
작가는 부부의 벗은 몸을 캔버스 삼아 그림을 그렸고 키스 장면을 수개월에 걸쳐 촬영했다. 그리고 실제 물체와는 명암이 정반대로 표현되는 사진기법인 네거티브(음화) 방식을 이용해 작품을 완성했다.
사랑의 에너지와 명암과 색상이 반전되는 네거티브 사진의 효과가 결합되어 세속의 사랑이 천상의 사랑으로 승화된 것이다.
프랑스 철학자인 롤랑 바르트의 저서 ‘사랑의 단상’에서 이런 문장을 발견했다.
한평생 나는 수백만의 육체와 만나며 그중에서도 수백 개의 육체를 욕망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수백 개의 육체 중에서 나는 단 하나만을 사랑한다. 왜 나는 그 사람만을 원하는 걸까? …바로 거기에 내가 결코 알지 못하는 수수께끼의 열쇠가 있다.
이명옥 한국사립미술관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