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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질주하는 25세 빙판 여제, 추격하는 35세 원조 여제

입력 | 2014-02-11 03:00:00

이상화-볼프 11일 500m 격돌… 밴쿠버 땐 이상화가 도전자




‘원조 빙속 여제’로 불리는 독일의 예니 볼프(35)가 2005년 초 500m 세계 랭킹 1위에 등극하면서 그의 시대를 막 열어젖혔을 때 이상화(25)는 고등학교 1학년생이었다. 2005년부터 6년 동안 세계 정상의 자리를 굳게 지킨 볼프에게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금메달은 떼어 놓은 당상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는 열 살 아래 이상화에게 밀려 세 번째 올림픽 출전에서도 금메달과의 인연을 맺지 못하고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이상화는 4년 전 밴쿠버 대회 500m에서 1, 2차 레이스 합계 76초09의 기록으로 76초14를 기록한 볼프를 0.05초 차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이상화의 우승을 예상한 전문가는 아무도 없었다.

이상화와 볼프가 소치 올림픽에서 다시 맞붙는다. 이번에는 4년 전과 자리가 맞바뀌었다. 500m 랭킹 1위 이상화가 챔피언, 3위 볼프는 도전자의 입장이다. 이상화는 지난해 세계기록을 네 차례나 갈아 치우면서 여자 500m에서 역대 세 번째 올림픽 2연패의 가능성을 높였다. 이상화는 2013∼2014시즌에 출전한 7번의 월드컵에서 한 번도 우승을 놓친 적이 없는 무적(無敵)의 스프린터다. 케빈 크로켓 대표팀 코치도 “압도적인 승리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상화의 올림픽 2연패를 확신했다.

볼프는 30대 중반의 나이로 전성기만큼의 경기력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2013∼2014시즌에 출전한 월드컵 대회에서 톱5 이내의 성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볼프는 2007년 3월(37초04)과 11월(37초02), 2009년 12월(37초)에 잇달아 세계기록을 작성한 기록 제조기였다. 무엇보다 그의 경험을 가볍게 볼 수 없다. 볼프는 이상화가 태어나던 해인 1989년 열 살 때부터 공식 대회에 출전하기 시작해 25년의 선수 경력을 가진 베테랑이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