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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 엉덩이 팍팍 밀어줘…女쇼트트랙 3000m 계주 18일 결선

입력 | 2014-02-13 03:00:00

선수교대 제한 없어 눈치싸움이 승패




학창시절 운동회의 꽃은 계주(이어달리기)다. 이어달리기의 핵심은 주자 간의 ‘바통 터치’다. 바통을 놓치기라도 하면 순식간에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다행스럽게도 쇼트트랙 계주는 바통이 없다. 쇼트트랙에서는 ‘엉덩이 밀기’라는 다소 원초적인 방식을 사용한다. 규정상 주자 간 접촉만 하면 교대가 인정되지만 추진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엉덩이 밀기가 가장 효과적이다.

무엇보다 쇼트트랙 계주가 이어달리기와 다른 점은 ‘자유도’다. 겨울올림픽에서 쇼트트랙 계주는 여자 3000m와 남자 5000m로 분류되는데 각각 트랙 27바퀴와 45바퀴를 돌게 된다. 이때 횟수에 상관없이 직선 주로면 어디든 자유롭게 교대할 수 있다. 주자의 순서도 상관없다. 단 마지막 세 바퀴가 남았을 때 경고음이 울리는데 마지막 2바퀴는 주자가 넘어지지 않는 한 교대할 수 없다.

자유로운 규정 탓에 쇼트트랙 계주는 눈치 싸움이 가장 치열하다. 경기 운영 전략을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서 메달의 색깔이 바뀐다. 한국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여자 3000m 계주에서 기막힌 전략을 선보였다. 중국에 이어 2위를 달리던 한국은 마지막 8바퀴를 남기고 돌연 한 바퀴 반씩 돌던 패턴을 바꿨다. 중국의 양양 S가 양양 A를 미는 사이 주민진은 교대 없이 선두로 치고 나왔다. 체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교대 시 속도가 떨어지는 허점을 노린 것이다. 당황한 중국이 추격에 실패하면서 한국은 통쾌한 역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은 여전히 올림픽에서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10일 여자 3000m 준결선에서 조 1위를 차지한 한국은 18일 결선 무대를 밟는다. 한국은 마지막 2바퀴를 쇼트트랙 4관왕에 도전하는 심석희(17·세화여고)에게 맡길 것으로 보인다. 심석희는 “왕멍이 빠진 중국대표팀도 나름대로 전략을 준비한 것 같다. 올림픽인 만큼 경계하겠다”고 말했다. 남자 계주팀은 13일 남자 5000m 준결선을 치른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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