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모태범 역주에 연일 들썩… 李 1차 레이스 시청률 합계 55.9%
“어머! 올림픽 신기록 냈어. 고생했다 상화야.”
12일 새벽 이상화 선수가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 금메달을 따낸 순간 이 선수의 어머니 김인순 씨(53)는 두 손을 꼭 모아 지켜보며 눈물을 흘렸다. 아버지는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다.
같은 시간 새벽 1시가 다 돼 가는 늦은 밤이었지만 전국 곳곳에선 박수와 함성이 쏟아졌다. 4년 전 밴쿠버 겨울올림픽 경기는 한국 시간으로 주로 낮에 열려 사람들은 역이나 식당, 직장 등에서 모여 시청했지만 이번 소치 겨울올림픽 중계는 주요 경기 시간대가 늦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정이나 술집에서 경기를 시청하고 있다.
집에서 경기를 본 사람들도 신이 났다. 집에서 시청한 송태헌 씨(26)는 “친구들과 단체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눈물이 날 정도로 기쁜 감정을 나눴다”고 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하는 실시간 중계로 경기를 관람하는 팬도 많았다. 김철식 씨(29)는 “경기를 관람하는 도중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댓글 서비스 때문에 인터넷 중계가 더 재미있다”고 말했다. 실시간 중계 서비스를 한 포털사이트 네이버 측은 11일 “이상화 선수의 2차 경기가 시작된 이후 접속자 수가 50만 명이 넘었다”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중계 때 평균 20만 명이 접속하는 걸 감안하면 대단히 높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이상화 선수의 500m 결선 1차 레이스 평균 시청률은 MBC TV가 31.6%, KBS2 TV가 24.3%로 합계 55.9%를 기록했다. 2차 레이스에서는 MBC가 21.9%, KBS2가 19.7%였다.
12일 열린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000m의 모태범·이규혁 선수 경기도 응원했다는 시민이 많았다. 1박 2일 일정으로 태백산에 등산을 간 채현석 씨(73)는 “태백산에서 두 선수를 응원했다”고 말했다. 올림픽에서 현역 마지막 레이스를 펼친 이규혁 선수와 동갑이라 더 애착이 간다는 회사원 임성현 씨(36)는 “오랜만에 대학 친구들과 만나 이 선수가 멋지게 선수생활을 마무리하는 걸 지켜봤다”며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들을 보면 늦은 밤 응원도 거뜬하다”고 말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