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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의 반격… “朴心이니 뭐니 나오는것 불쾌”

입력 | 2014-02-13 03:00:00

[막오른 지방선거]
정몽준 “黨, 도움 안될일 하지말라”… 與 최고중진회의서 갈등 폭발
원내대표 후보 거론 이주영 입각… “친박 단일후보 구도 만드나” 뒷말




심각… 심각… 심각… 12일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황우여 대표, 서청원 정몽준 의원(왼쪽부터)이 심각한 표정으로 다른 참석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참석자들은 6·4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해 ‘보이지 않는 손’ 논란을 둘러싸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지방선거 공천을 앞두고 새누리당 내 ‘보이지 않는 손’ 논란이 갈수록 가관이다. 친박(친박근혜) 주류는 “보이지 않는 손은 없다”며 파문 진화를 위해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당내 비주류는 ‘친박이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을 내세워 특정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12일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선 그동안 잠복해 있던 갈등이 폭발했다. 친박 맏형 격인 서청원 의원이 먼저 “누구는 박심이다, 누구는 뭐다라는 말이 나오면 중요한 시기에 당에 도움이 안 되고 부끄러운 얘기가 된다”며 “당사자나 당이나 전혀 유익하지 않은 문제가 매일 보도돼 불쾌하게 생각하고 걱정스러운 것이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주류인 정몽준 의원은 날을 세웠다. 정 의원은 “당은 후보가 되실 분들, 후보가 될 수 있는 분들에게 실제로 도움을 줘야지 도움이 안 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친박 주류를 정조준했다.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 출사표를 낸 원유철 의원도 “중진 차출론이 계속 논란으로 이어진다면 당사자는 물론이고 출마를 선언했거나 앞으로 출마할 사람들 모두의 경쟁력이 훼손되고 상처를 입는다”고 가세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홍문종 사무총장은 “중진 차출론은 언론에서 쓰는 얘기”라며 “저를 비롯해 어느 분도 어떤 후보를 지원하거나 선호하고, 어떤 후보를 꼭 모셔야 한다든지 그렇게 하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친박 주류가 사전에 판을 짠 듯한 ‘교통정리’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어 ‘보이지 않는 손’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4선의 이주영 의원이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전격 발탁되자 이런 논란은 더 커졌다. 이 의원은 그동안 5월 원내대표 경선에 나설 뜻을 분명히 했는데, 이 의원이 입각하면 원내대표 후보군에서 배제되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청와대가 이주영 입각을 통해 차기 원내대표 경선 구도를 친박 단일후보 중심으로 짜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친박 일각에선 충청권의 이완구 원내대표 카드를 밀고 있으나 지난 대선에서 특보단장을 지낸 이주영 의원이 나설 경우 범친박 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우려돼 왔다. 이주영 의원 입각은 이런 우려를 해소했다는 설명이다.

남경필 의원은 이날 “당 지도부의 요청에 따라 (경기도지사) 불출마 선언은 안 할 것이지만 (원내대표 출마라는) 입장의 변화는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치가 여백이라는 게 있어야 한다”고 여지를 남겼다. 보이지 않는 손 논란의 불씨는 쉽게 잡히기 어려워 보인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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