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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경질 엿새만에… 친박 중진 ‘믿을맨’ 발탁

입력 | 2014-02-13 03:00:00

해수부장관에 이주영 의원 내정




박근혜 대통령은 12일 4선의 이주영 새누리당 의원(경남 창원 마산합포)을 해양수산부 장관에 내정했다. 실언 논란으로 윤진숙 전 장관을 전격 해임한 지 6일 만이다. ‘깜짝 인사’가 잇달아 실패한 뒤 검증된 인물을 발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조속히 (해수부) 조직을 안정시키기 위해 장관 공석 사태를 최소화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부활시킨 해수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중진 의원을 낙점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의원은 국회 예산결산특위 위원장과 당 정책위의장 등을 거쳐 현재 당 정책연구소인 여의도연구원장을 맡고 있다.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온 판사(사법연수원 10기) 출신으로 합리적이고 온화한 성격이라는 평가가 많다. 2012년 대선 당시 대선기획단장과 특보단장 등 중책을 맡아 박 대통령을 도왔다.

이 의원은 친이(친이명박) 친박 갈등이 심했던 이명박 정부 때는 중립 성향을 보였지만 지난 대선을 거치면서 범친박으로 분류된다. 이 의원의 부인 허영 씨(61)와 박 대통령의 남다른 인연이 눈길을 끈다. 허 씨는 1974년 8월 15일 육영수 여사가 문세광의 총탄에 맞은 뒤 급히 옮겨졌던 서울대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했다. 그러다 보니 박 대통령이 이 의원보다 이 의원의 부인과 더 인연이 깊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 의원의 발탁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내다본 포석으로 볼 수 있다. 아무래도 국회의원 출신 장관 후보자에게 야당도 관대한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집권 2년 차 국정 드라이브를 거는 시점에 ‘인사 실패’가 반복돼선 안 된다는 박 대통령의 절박함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내각 발탁에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껴 온 여당을 달래기 위한 포석도 담겨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이 의원은 해양수산 분야 국회 상임위에서 한 번도 활동한 적이 없어 전문성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 한정애 대변인은 “이 후보자에게서 해양수산 분야에 대한 경험과 전문성을 살펴볼 수 없어 해수부를 이끌 적임자인지 회의적”이라며 “인사청문회 등을 통해 철저히 검증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내정 발표 직후 이 의원은 여의도연구원에서 기자들을 만나 “여수 앞바다 유류 유출사고 수습이 최우선 과제”라며 “최근에 해수부의 위상이 많이 흔들렸는데 위상을 다시 세우는 일도 시급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차기 원내대표 출마를 준비하다가 갑작스럽게 발탁된 데 대해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해 어떤 역할이든 맡아야 한다는 차원에서 (장관직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egija@donga.com·강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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