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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해성 미스터리… 靑 근무도 못하고 통일부 복귀, 본인도 경질사유 몰라

입력 | 2014-02-13 03:00:00

통일업무 총괄 본래 직책 아닌 남북회담본부 대표로 되돌아가
靑 “통일부 핵심요원” 설득력 없어… 새 안보전략비서관 전성훈 내정




‘천해성(사진) 미스터리’가 증폭되고 있다. 대통령국가안보실 안보전략비서관으로 3일 내정됐다가 8일 만에 철회된 천 전 비서관이 청와대에서 제대로 업무도 못 해보고 통일부로 돌아온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복수의 당국자는 12일 “천 전 비서관과 함께 3일 내정된 김규현 대통령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이튿날(4일) 바로 업무에 돌입한 반면에 천 전 비서관은 지금까지 내정 상태로 있으면서 본격적인 청와대 근무를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12일 인사 배경에 대해 “천 전 비서관은 통일부 핵심 요원으로 통일부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맡아야 하기 때문에 돌려보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천 전 비서관이 통일부 업무를 총괄하던 본래 직책(통일정책실장)이 아니라 남북회담만 관여하는 남북회담본부 상근대표로 되돌아간 만큼 이 설명을 액면대로 받아들이는 정부 관계자는 거의 없다.

청와대의 어설픈 해명은 구구한 억측을 낳고 있다. 정부 일각에선 천 전 비서관의 ‘이상한’ 인사는 업무 과정에서 생긴 마찰이나 갈등과 관련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내정 발표 자체가 사전에 충분한 조율이나 인사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의 확실한 재가 없이 진행된 것 아니었느냐는 의구심을 사고 있다. 통일부도 이날 해명 자료를 내고 “의견 충돌 등 내부 갈등으로 인해 내정이 철회되었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특히 통일부가 복수로 천거한 비서관 후보 가운데 천 씨를 낙점한 것이 청와대여서 의문은 더 커지고 있다. 청와대가 선택한 인물을 8일 만에 내치는 ‘이상한 인사’가 돼버렸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본인조차 내정 철회 사유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것 같다”며 “청와대가 인사 번복을 해놓고 충분한 설명도 하지 않는 바람에 유능한 사람을 우습게 만들어 버렸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지난해 개성공단 재가동 문제를 북한과 협상하면서 남측 수석대표인 서호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을 경질할 때도 자세한 이유를 밝히지 않아 의구심을 키웠다. 이에 따라 외교안보 부처 관계자들은 이날 하루 종일 청와대의 진의를 파악하느라 동분서주하는 모습이었다. 남북회담본부 상근대표로 돌아온 천 전 비서관은 12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 상황을 챙기며 정상근무를 했다. 기자가 그의 사무실로 찾아갔으나 그는 “(내정 철회 이유는) 정부의 공식 발표 그대로”라며 면담을 거부했다.

한편 청와대는 신임 안보전략비서관으로 전성훈 통일연구원장을 내정했다. 북한전문가인 전 원장은 고려대 산업공학과, 캐나다 워털루대(박사)를 거쳐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을 지냈으며 박 대통령의 대통령직인수위 외교국방통일분과 전문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조숭호 shcho@donga.com·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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