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공부의 왕도는 성실성… 목표 세우고 반복 학습해야

입력 | 2014-02-13 03:00:00

[신학기 준비가 1년을 좌우한다]<2>자기주도학습 원동력은…




윤동수 진학사 청소년교육 연구소 이사

성적과 관련해 서울대생과 비서울대생의 큰 차이가 ‘자기 공부 시간’에 달려 있다는 통계는 그리 새롭지 않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어떤 차이를 보이느냐다.

서울대생은 대부분 누구나 열심히 하는 시험 기간보다는 평소 자기 공부 시간이 많다. 고교 시절 극적으로 성적을 끌어올린 학생들도 대부분 자기 공부 시간이 최소 하루 4시간 이상이었다고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자기 공부 시간이란 곧 자기주도학습을 의미하고, ‘평소’란 성실성을 뜻한다. 결국 공부의 왕도는 자기주도학습과 같은 개념이다. 자기주도학습 열풍이 불면서 자녀를 자기주도학습자로 만들겠다며 이마저 사교육에 의지하는 학부모도 있다. 하지만 학생 스스로 근본 토대를 닦지 않으면 돈 낭비, 시간 낭비가 될 가능성이 크다. 향상하는 아이들의 근본적인 토대로 세 가지를 꼽아볼 수 있다.

첫째는 성실성이다. 성실성이란 부모 말씀 잘 듣는 착한 성향을 말하는 게 아니다. 이는 ‘즐거움을 기꺼이 지연시킬 수 있는 태도’, 즉 자기 통제력이다. 이런 힘은 어릴 때 만들어진다고 단정하고 지레 포기하지 않길 바란다. 현장에서 아이들을 지도해 보면 1년 사이에 성실성이 향상되는 친구도 많고, 그런 친구들은 실제로 1년 후 학업 성취도에서 놀라운 변화를 보이곤 한다.

이를 위해선 반복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사소한 일이라도 내가 이 일을 왜 하는지 기록하고, 그것이 제대로 되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계획해 실행하며, 결과물이 내가 의도한 바와 맞는지를 점검하고 재계획하는 과정을 거치게 하는 것이다.

둘째는 목표의식이다. 진로 목표와 이를 위한 진학 및 학습 목표가 모두 뚜렷하게 서 있다면 대단히 훌륭하다. 신학기를 앞두고 이런 목표 설정이 부담스럽다면 이 중 하나라도 구체화시켜 보자.

주의해야 할 점은 다른 누구의 목표가 아닌 바로 자녀의 목표여야 한다는 점이다. 부모가 정해주는 일방적인 목표는 자녀에게 그 자체가 스트레스다. 스트레스는 학습 저해 요인일 뿐이다.

목표 또한 자녀 스스로 구체화시키도록 해야 한다. 스스로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하는지, 어떤 미래를 그려야 행복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하자. 그리고 당장 실행해야 하는 것들에 대한 설계도를 함께 작성해 보자. 자녀의 생활이 사뭇 진지해질 것이다.

셋째는 성취 경험이다. 정확히 얘기하면 ‘성공 경험’과 ‘긍정적인 실패 경험’을 모두 의미한다. 자기주도학습자들은 다양한 성취와 실패 경험을 바탕으로 이뤄낸 현재의 학업 상황에 대해 자신감이 높은 편이다. 또 남의 시선에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만족감을 중시하며 공부하기 때문에 다른 학생이 1등이나 100점을 받아야만 성취 경험이라고 여길 때 이들은 자신만의 성취 경험을 찾아내 학업 자신감을 이어간다.

얼마 남지 않은 신학기 준비 기간에 학업 자신감이 낮은 자녀에게는 자신의 수준보다 약간 높은 문제를 풀어 보게 하는 것이 방법이다. 이들에게는 진도가 중요하지 않다. 애써 노력해서 풀어냈을 때 자녀의 표정은 달라질 것이다.

자기주도학습의 기초 역량을 키우는 데에는 정해진 시기도, 늦은 시점도 없다. 다만 신학기를 맞으며 이런 노력으로 얻은 사소한 경험들은 1년을 지내는 데 매우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다. 바로 지금이 가장 좋은 때다.

윤동수 진학사 청소년교육 연구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