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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 “별빛은 까만 밤일수록 더 찬란해집니다”

입력 | 2014-02-14 03:00:00

16일 김수환 추기경 선종 5주기… ‘바보의나눔’ 재단 다양한 추모행사




김수환 추기경이 생전에 만났던 1200명의 얼굴 사진을 모자이크해 김 추기경의 얼굴을 형상화한 사진. 2010년 선종 1주기를 기념해 서울 명동대성당 입구에 전시했다. 동아일보DB

“사랑하는 젊은이 여러분, 특히 어린 나이에 벌써부터 삶의 고달픈 짐을 져야 했던 젊은이들에게 나는 더 각별한 애정으로 말하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친구여, 두려워 마세요, 힘을 내세요! 우리의 별빛은 까만 밤일수록 더욱 찬란해집니다.”

16일 선종(善終) 5주기를 맞는 김수환 추기경이 생전 청소년들을 위해 쓴 글의 일부다. 짧지 않은 시간이 흘렀지만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시대와 소통하고 있다.

김 추기경의 유지를 잇는 재단법인 ‘바보의나눔’은 16일 오전 11시, 오후 2시 두 차례 경기 용인 천주교 공원묘지 내 김 추기경 묘소에서 추모 미사를 올린다. 재단 측은 이날 하루 묘소를 지키며 방문객들에게 추기경 자화상 배지를 나눠줄 예정이다.

서임식 참석을 위해 16일 출국하는 염수정 추기경은 14일 주교단과 미리 참배한다. 염 추기경은 최근 주변에 “김 추기경님은 마음이 참 따뜻한 선배이자 사제들의 아버지였다”며 “내가 그분의 발끝만큼이라도 닮을 수 있도록 많은 기도를 부탁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추기경의 각막 기증은 장기 기증 운동의 활성화에 큰 전환점이 됐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한마음한몸운동본부는 16일 서울 명동에서 한국장기기증네트워크와 함께 ‘2014 희망의 씨앗 심기’ 생명나눔 캠페인을 연다. 현장에서 장기 기증 상담을 해주고 기증 희망 접수도 하는 행사다.

이에 앞서 서울대교구 옹기장학회는 13일 북방선교를 위해 힘쓸 신학생 13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옹기장학회는 생전 자신의 이름을 따 사업을 벌이는 일을 꺼렸던 김 추기경이 직접 사재를 출연하고 자신의 아호로 이름까지 지은 유일한 사업이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