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성시경과 김석훈을 잇는 새로운 ‘교회 오빠’ 홍대광(29)이 ‘훈내’를 풍기며 돌아왔다.
홍대광은 지난 22일 새 미니앨범 ‘실버 라이닝’(The Siver Lining)을 발매하고 타이틀곡 ‘답이 없었어’로 컴백 활동을 재개했다.
‘슈퍼스타K4’에서 부드럽고 달콤한 목소리로 ‘밀크남’이란 별명을 얻고 지난해 4월 데뷔 미니앨범 ‘멀어진다’(2013.04)를 발매한 지 약 9개월 만이다.
외적인 변화만큼 내적으로도 많은 고민이 있었다. 올해로 스물아홉 살이 된 그는 음악과 자신의 삶에 대한 생각이 많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매서운 추위와 눈보라가 날린 어느 날의 이른 아침에 홍대광을 만나 음악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첫 앨범을 내고 9개월이란 공백기를 가졌다. 어떻게 지냈나.
“대중과 인연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드라마 OST 작업을 계속했다. 중간중간 공연도 했고 내 사람의 방향성과 삶에 대한 인생 고민에 빠져 살았다.”
-팬들의 반응은 어떠했나.
“사실 ‘슈퍼스타K’ 때는 팬들의 연령대가 높았다. 20대 중후반부터 30대가 주류를 이루었다. 요즘은 많이 어려진 것 같더라. 음악을 기다려 주신 팬들이 많았다.”
-팬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새 앨범이 드디어 나왔다. 소감이 어떤가.
‘실버 라이닝’은 태양에 비추는 구름의 가장자리가 밝게 빛나는 것을 의미한다. 환한 빛이 구름을 넘어 비추는 ‘밝은 희망’을 뜻하듯 내 음악도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길 바란다.
“앨범의 콘셉트를 ‘위로’로 정해서 ‘힐링 음악’을 하고 싶다고 말해오던 것을 앨범 전체로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신곡 ‘답이 없었어’는 어떤 노래인가.
“많은 고민과 회의를 통해 탄생한 곡이다. 제목을 짓는 것부터 곡을 선별하는 단계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담담하게 불렀고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곡이다. 따뜻한 위로가 됐으면 한다.”
-노래만큼 외모로도 화제를 모았다. 의학의 힘이라도 빌린 것인가. ‘페이스오프’ 수준이라는 팬들의 댓글을 읽었다.
“아이유 다이어트부터 노홍철 다이어트까지 할 수 있는 모든 다이어트를 했다. 결국 선택한 건 운동과 식이요법의 병행이었다. 크루저 보드를 탔고, 킥복싱도 열심히 했다.”
-외모로 승부하고자 하는 의지라고 해석해도 되나.
“팬들이 많이 놀랐다. 노래와 목소리에 힘을 싣던 내가 외모에 이렇게 신경을 썼으니 당연한 일이다. 변화하고 싶었고 여러 가지 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사실 대형스크린에 얼굴만 타이트하게 잡히는 것이 큰 부담이었다. 노래가 잘 안 될 정도였다. 이젠 자신감이 좀 생겼다.”
-작업실을 새로 구했다고 들었다. 새 앨범 작업에 도움이 됐을 것 같은데.
“망원동에 좋은 작업실 구했다. 인테리어부터 모든 것에 내 손길이 닿아있다. 3개월간 작업실에만 박혀 있었다. 프로의 세계는 외발자전거 타듯 위태로웠는데 새로운 나의 버팀목이 돼주었다.”
-팬들은 안경을 벗는 걸 원치 않는데 본인은 간절히 원한다고 들었다. 홍대광에게 안경은 어떤 의미인가.
“늘 고민이다. 쓰고 싶다가도 벗고 싶고 벗었다가도 간절히 필요한 게 안경이다. 지금은 절충안으로 얇은 테 안경으로 쓰고 있다.”
-교회 오빠 이미지가 강하다. 성시경, 이석훈 등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각자 자기만의 이미지 있는 것 같다. 이석훈 선배는 운동 잘하는 교회 오빠. 성시경은 야한 욕정 교회 오빠. 나는 다 퍼줄 거 같은 ‘지질한 교회 오빠’가 아닐까? (웃음)”
“욕심이었다. 사실 가수들이 인생 이야기하는 게 그렇게 멋있어 보였다. 그래서 나도 진짜 내 이야기하고 싶었다. ‘스물다섯..’은 내 이야기다. 그 무렵이 나는 카오스를 경험했다. 그때가 내 터닝 포인트가 아닐까 생각한다. 행동은 어른, 생각은 마음은 아이였고, 내가 나인지도 모르는 시절이었지만 꼭 필요한 시간이었다.”
-전곡을 다 작사 작곡하고 싶지는 않은가.
“당연히 그렇다. 하지만 아직은 도움받을 때다. 내가 쓰는 것도 좋지만, 누가 들어도 좋은 곡을 제대로 살리고 싶은 맘이 더 컸다.”
-두 번째 활동이다. 오디션, 데뷔 활동 그리고 이번 활동 중 가장 떨리는 순간은 언제인가.
“오디션 생방송 무대가 삶에서 가장 떨렸던 순간이었다. 부담은 데뷔 앨범이 가장 심했고, 이번 앨범은 떨림과 부담보다는 설렘이 강하다”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할 생각인가. 어떤 가수가 되고 싶은가.
“예전부터 변하지 않는 건 ‘마음을 치료해주고 위로해주는 음악을 하겠다’는 것이다. 마음의 빨간약 같은 가수가 되고 싶다.”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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