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크로켓. 스포츠동아DB
전설적 선수서 韓中 코치로 선의의 대결
2012런던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400m에서 박태환(25·인천광역시청)과 쑨양(23·중국)의 대결은 호주 출신의 세계적 지도자인 마이클 볼과 데니스 코터렐의 대리전으로도 관심을 모았다. 2010광저우아시안게임과 2011세계계선수권대회에선 박태환이 금메달을 목에 걸며 볼 코치가 승리를 거뒀지만, 런던에선 쑨양이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으며 코터렐 코치에게 미소를 안겼다.
12일(한국시간)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끝난 2014소치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도 한국과 중국의 선수가 캐나다 출신 지도자들의 대리전을 치렀다. 이상화(25·서울시청)는 케빈 크로켓(40·사진), 왕베이싱(29·중국)은 제레미 워더스푼(38) 코치의 조련 속에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은퇴 후 복귀한 워더스푼은 선수로서 소치올림픽 출전을 노렸지만 실패했고, 이후 왕베이싱의 코치가 됐다. 왕베이싱은 워더스푼에게 지도를 받은 이후 상승세를 탔다. 크로켓은 2012년부터 한국대표팀을 지도하며 이상화와 인연을 맺었다. 특히 이상화의 약점이던 초반 100m의 레이스를 보완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소치올림픽 여자 500m 2차 레이스에서 이상화와 왕베이싱은 파트너로 나란히 뛰어 눈길을 모았다. 결국 1·2차 레이스 합계에서 이상화가 1위, 왕베이싱이 7위을 기록하며 크로켓은 지도자 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반면 워더스푼은 지긋지긋한 올림픽 징크스를 다시 한번 이어가게 됐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