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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빙속 1000m는 지옥의 레이스

입력 | 2014-02-14 03:00:00

마지막 400m 극한의 고통과 싸움… 이규혁, 첫 200m 2위로 끊었지만
막판 고비 못 넘어 결국 21위 그쳐




육상에서 400m 달리기는 가장 힘든 종목으로 꼽힌다. 몸 안에 축적된 산소로 달릴 수 있는 시간은 약 40초. 마이클 존슨(미국)의 400m 세계 기록 43초18을 기준으로 할 때 선수들은 3∼4초간 몸 안의 산소 없이 질주해야 한다. 격렬한 운동을 할 때 숨을 통해 체내로 들어온 산소가 에너지로 바뀌려면 50초 이상 걸린다. 이 때문에 400m 달리기는 단거리 무산소 운동이다.

빙판 위에서 가장 힘든 종목은 1000m다.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이 600m를 질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1초 정도로 몸 안에 축적된 산소가 고갈되는 시간과 거의 일치한다. 스피드스케이팅 1000m에서 마지막 한 바퀴는 가장 가혹한 구간이다. 존슨은 자신의 400m ‘4P 주법’에 대해 “처음 100m는 출발부터 최고의 스피드로 박차고 나가는 ‘Push(푸시)’, 200m 구간은 힘을 고르게 아끼면서 조절하는 ‘Pace(페이스)’, 300m 구간은 선두로 나서는 ‘Position(포지션)’, 마지막 400m 구간은 간절히 기도하는 ‘Pray(프레이)’”라고 설명했다.

완주에 70초 내외가 걸리는 스피드스케이팅 1000m를 완전한 무산소 운동으로 보긴 어렵다. 하지만 육상 400m보다 더 긴 무산소의 고통을 이겨내야 한다. 스피드스케이팅 1000m에서 마지막 한 바퀴(400m)는 정신력이 지배하는 구간인 동시에 승부처다.

실제 남자 1000m에서 1, 2위를 차지한 스테판 흐로타위스(네덜란드)와 데니 모리슨(캐나다)의 마지막 400m 구간 기록은 각각 26초63(2위), 26초68(3위)로 최정상급이었다. 이 구간에서 가장 빨랐던 선수는 26초56을 기록한 페르베이 쿤(네덜란드)이었지만 첫 200m 구간기록에서 16초93(+0.69)으로 선두권보다 크게 뒤처져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한국의 모태범(12위)과 이규혁(21위)은 마지막 400m 구간에서 각각 27초46, 28초289를 기록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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