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달러 목표… 1%밖에 안걷혀
친북인사-주민들에게 헌금 강요… 공관원엔 “목표 못채우면 소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2월 16일)인 이른바 ‘광명성절’을 앞두고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진행 중인 북한이 우상화 재원 마련을 위해 ‘김일성·김정일 기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모금 실적은 극히 저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 소식통은 13일 “북한이 ‘김일성·김정일 기금’의 목표액을 1억 달러(약 1070억 원)로 설정했지만 실적은 목표의 1%(약 100만 달러)에 불과해 모금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금은 북한이 2007년 10월 ‘국제 김일성상 수상과 주체사상의 세계적 연구 보급’을 명목으로 창설한 ‘국제김일성기금’을 2012년 5월 확대·개편한 것이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이 기금을 2011년 12월 사망한 김정일 시신 안치를 위한 금수산태양궁전의 개조, 각종 영생탑과 동상의 건립, 벽화 설치에 활용할 의도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년간 ‘김정은 체제’에서 우상화에 들어간 돈은 2억 달러(약 2130억 원)를 웃도는 것으로 추산된다.
북한은 ‘광명성절’과 ‘태양절’(4월 15일·김일성 생일)을 앞두고 최근 해외 친북 인사들에게 △기부증서 교부(500달러 이상) △명예 기금 이사장직 부여 △출판물에 이름 표기 △금수산궁전 참배 시 우대 등 유인책을 제시하며 모금을 독려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또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태양궁전 참배를 정례화하고 헌화용 꽃다발 강매와 헌금 동참을 유도해 돈을 끌어내고 있다. ‘우리투어’와 ‘고려투어’ 등 북한 전문 여행사들이 최근 잇달아 광명성절에 맞춘 ‘김정일 생일 관광’ 상품을 내놓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