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14일 2차 고위급회담]北 전면남침 땐 美軍 69만명 투입 단시간내 평양 공략… 北에 치명적
북한이 12일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핑계로 한미 연합군사연습인 키리졸브(Key Resolve)의 연기를 요구한 것은 예견됐던 일이라고 군 관계자들은 말했다. 키리졸브를 남북화해의 장애물로 ‘낙인’찍는 효과를 거둬 향후 연습 중단 촉구로 이어가겠다는 의도라는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키리졸브 일정과 이틀(24, 25일) 겹치게 한 저의를 명백히 드러냈다”고 말했다. 북한의 속셈과 키리졸브에 대한 궁금증을 질의응답(Q&A) 방식으로 정리했다.
Q: 북한은 왜 키리졸브 중단에 매달리나.
A: 한미동맹의 상징성과 가공할 위력 때문이다. ‘중대한, 핵심적 결의’라는 뜻의 키리졸브는 북한의 전면 남침 시 한미연합 작전계획(OPLAN)에 따라 미 증원전력의 전개 절차를 점검하는 군사훈련으로 미국의 한국 방어공약 중 핵심이다. 2012년 국방백서에 따르면 유사시 한반도에 투입되는 미 증원전력은 육해공군, 해병대를 합쳐 병력 69만 명, 함정 160여 척, 항공기 2000여 대에 달한다. 북한은 미 증원전력을 차단하지 않고선 어떤 도발도 승산이 없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화전(和戰)양면 전술을 총동원해 키리졸브 무력화에 ‘다걸기(올인)’해왔다. 지난해에는 정전협정 백지화를 일방 선언하는 한편 ‘제2 조선전쟁’도 불사하겠다며 ‘막가파식 협박’을 했다.
Q: 키리졸브의 주요 내용은….
Q. 예년과 비교한 올해 키리졸브의 특징은….
A: 지난해 한미 양국이 합의한 공동 국지도발 대비계획이 처음 적용된다. 북 국지도발 시 한국군이 보복 응징을 하고, 미군이 후속전력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가령 북한이 서북도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을 겨냥해 대량 포격을 감행할 경우 한국군이 K-9 자주포와 전투기 등으로 즉각 도발원점과 지원·지휘세력을 격파하고, 이어 주한미군의 아파치 공격헬기와 F-16 전투기 등도 응징작전에 가세한다. 미군 지원 전력에는 주일미군과 태평양사령부 전력까지 포함된다. 군 당국은 북의 30여 개 도발 유형별 전력 동원 및 보복응징 규모 등 작전계획 전반을 점검할 방침이다. 또 북한의 핵과 대량살상무기(WMD) 위협에 대응해 한미가 지난해 공동 수립한 ‘맞춤형 억제전략’도 처음 적용된다.
Q. 북이 가장 두려워하는 연습 내용은 무엇인가.
A. 키리졸브에 이은 독수리연습 기간에 실시되는 한미 연합상륙훈련이다. 3월 말 한미 해병대 1만여 명과 오스프리(MV-22) 수직이착륙기 등 양국군 상륙 전력이 총출동해 경북 포항시 일대에서 진행한다. 북 전면남침 시 한미 해병대가 반격 작전의 일환으로 동·서해안에 상륙해 평양∼원산 이남 축선을 차단하고 최단 시간 내 평양을 공략하는 시나리오다. 이와 함께 주한 미8군 내 설치된 북핵 제거 전담 조직의 모의 전술훈련도 북한엔 경계대상이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