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규제개혁, 꿈을 꿀 정도로 관심을” 강조했는데…鄭총리 2013년 “연말까지 확 풀겠다”… 관광특구 지정요건 완화 등 약속부처선 “효과 의문” “바빠서” 딴청
정 총리는 지난해 8월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기업 활동을 막는 규제 1650건을 ‘이것만 허용한다’는 포지티브 방식에서 ‘이것만 안 된다’는 네거티브 방식이나 그와 유사한 수준으로 대폭 손질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무조정실은 대표 사례 21건을 개선 시기와 함께 발표했다. 하지만 13일 동아일보가 지난해 말까지 풀기로 했던 규제 7건을 확인한 결과 실제 풀린 건 3건에 불과했다. 해당 부처는 ‘실효성이 없을 것 같아서’, ‘바빠서’ 등 어처구니없는 이유를 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당시 “외국인 관광객 유치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겠다”며 관광특구 지정 요건을 ‘휴양 오락시설 2종류 이상’에서 ‘1종류 이상’으로 바꾸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를 위해 필요한 관광진흥법 시행규칙 개정 작업은 전혀 진전이 없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전임 담당자가 추진하던 일인데 규제를 완화한다고 얼마나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중소기업의 자유무역지역 입주를 늘리기 위해 입주 자격을 ‘최근 3년간 매출 대비 수출액 50% 이상’에서 ‘수출액 30% 이상’으로 완화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협의가 덜 된 상태에서 발표해 일부 부처가 반발했고 최근에야 ‘중소기업은 수출 비중 30% 이상, 중견기업은 수출 비중 40% 이상’으로 바꿔 시행령 입법예고에 들어갔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전송망 사업 진입 요건을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꾸기 위해 지난해 12월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아직 한 번도 논의되지 않은 채 계류 중이다.
규제 완화 약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4건 중 3건은 정부 내에서 고칠 수 있는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 사항이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전체적으로는 지난해 말까지 목표했던 153건 중 115건(75.2%)을 개정했다”고 해명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