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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침원-택배기사 사진 미리 보내고… 여성 많은 원룸 건물엔 담당경찰관

입력 | 2014-02-15 03:00:00

[안행부-법무부 업무계획 보고]
안행부 “여성 안전강화 중점 추진”




회사원 강모 씨(34·여)는 세종시에서 근무를 마치고 서울 마포구 서교동 집에 돌아올 때마다 불안하다. 오후 10시경 어두운 골목길을 걸을 때면 누군가 따라오는 것 같아 몇 번씩 뒤를 돌아보곤 한다. 강 씨는 “최근 여성을 상대로 한 강력 범죄가 기승을 부려 밤길이 무섭다”고 말했다.

이처럼 여성이 느끼는 대한민국의 안전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안전행정부(장관 유정복)가 지난해 12월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안전체감도’를 조사한 결과 ‘안전하지 않다’는 의견이 28.5%로 ‘안전하다(29.8%)’ 못지않게 많았다.

안행부는 여성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안전 정책을 올해 중점 추진한다. 검침원과 택배 기사를 사칭해 혼자 사는 여성을 노리는 범죄를 막기 위해 문자메시지로 미리 검침원과 택배 기사의 사진을 보내주는 서비스를 실시한다. 또 여성이 많이 사는 원룸 건물별로 담당경찰관을 지정한다. 가스배관 덮개, 방범창 등 외부 침입을 막기 위한 방범시설물 기준(방범인증제)도 마련한다.

안행부는 14일 청와대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14년 업무추진계획’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국민행복과 안전을 위한 3대 전략으로 ①현장 중심의 안전 실천, ②정부3.0의 성과 창출 ③자율과 책임을 높인 지방자치를 제시했다.

우리나라에서 어린이 10만 명당 안전사고 사망자는 2008년 6.0명에서 2010년 4.9명, 2012년 4.3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영국(2.5명) 독일(2.6명·이상 2010년 기준)에 비해서는 아직도 높은 편. 안행부는 경찰과 협조해 어린이 놀이시설, 통학차량, 스쿨존 등의 안전관리를 강화해 2017년까지 안전사고 사망자를 선진국 수준인 2명대로 낮출 계획이다.

‘지역별 범죄 지도’ 등 전국 지자체의 ‘지역안전지수’도 올해 말까지 개발해 2015년부터 공개한다. 재난 교통 치안 생활 식품 등 5개 분야에 대해 각 시군구의 분야별 사망자 수와 자동차수, 구급대원 현황 등을 수치화해 인터넷 등으로 확인할 수 있다. 각 지역에서 발생한 범죄 유형과 재난 사고 관련 지자체의 준비상황 등이 담긴다.

이와 함께 소리에 반응해 움직이는 ‘귀 달린 폐쇄회로(CC)TV’ 등 지능형 관제서비스를 확대하고 안전띠, 안전모, 안전조끼 등 생명 보호장비 착용을 의무화하는 ‘3필착(必着) 안전문화운동’을 전개한다.

안행부는 올해 중앙행정기관과 시군구 등 137개 기관이 보유한 공공데이터 원문을 공개하고 해마다 공개 기관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국민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쉽게 활용하도록 하자는 것. 일자리 복지 등 민간 파급효과가 큰 분야를 중심으로 공공데이터를 공개하고 기상 특허 등을 활용하는 유망기업 30곳을 선정해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유 장관은 “지난해 마련한 ‘안전한 사회, 유능한 정부, 성숙한 자치’를 바탕으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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