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소치 겨울올림픽에 출전하는 ‘피겨 여왕’ 김연아가 14일(한국 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 클러스터 올림픽파크 피겨스케이팅 트레이닝 센터에서 소치 입성 이후 두 번째 훈련을 하고 있다. 김연아가 출전하는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은 20일 0시, 프리스케이팅은 21일 0시에 시작한다. 소치=변영욱 기자 cut@donga.com
고깃집에 들어선 김연아는 거침없이 고기를 먹기 시작했다. 체중 증가를 걱정한 주변 사람들이 “그만 좀 먹으라”며 눈치를 주는 와중에도 김연아는 기회다 싶었던지 젓가락질을 멈추지 않았다. 연맹 관계자는 “평소에 얼마나 먹고 싶었겠나. 연아가 이렇게 대식가인 줄 몰랐다”고 했다.
그즈음 공개된 김연아의 식단은 피겨스케이팅 선수의 고달픈 이면을 여실히 드러냈다. 아침은 한식으로 먹고 점심과 저녁은 과일과 요구르트, 그리고 시리얼을 먹는 게 다였다. 김연아는 “성장기에는 물과 풀만 먹어도 살이 쪘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그렇지만 마지막 선수 생활 무대인 소치 올림픽을 앞두고 김연아는 먹을 건 다 먹어가면서 운동을 한다. 김연아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나이가 들어서인지 요즘은 오히려 살이 빠져 체중을 늘리려 노력 중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밴쿠버 대회 때와 비슷한 점도 있다. 김연아는 소치 올림픽에서도 밴쿠버 때처럼 선수촌 대신 호텔에서 묵는다. 경기장인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와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곳에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김연아는 공식 연습을 할 때만 경기장이나 스케이팅 트레이닝 센터를 찾아 스케이트를 탄다. 지상(地上) 훈련은 선수촌 내 시설을 이용한다.
13일 첫 훈련과 14일 두 번째 훈련이 열린 스케이팅 트레이닝 센터에는 세계 각국의 취재진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얼추 20대가 넘는 방송 카메라가 김연아의 일거수일투족을 따라다녔다.
김연아는 첫 훈련일인 13일에는 초반 얼음 적응에 애를 먹었다. 트리플 플립 점프가 제대로 구사되지 않자 3, 4차례 같은 점프만 집중적으로 뛰었다. 약 30분이 지나자 어느 정도 적응이 된 듯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등 고난도 점프도 무난히 성공했다. 이후엔 쇼트프로그램 ‘어릿광대를 보내주오’에 맞춰 연기를 했다. 14일에는 프리스케이팅 ‘아디오스 노니노’의 탱고 선율에 맞춰 연기를 점검했다.
소치=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