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남자쇼트트랙 부진에 빙상연맹 비난 폭주
귀화한 안현수는 金…한국은 노메달 위기
파벌싸움·모 임원 전횡 등 다시 도마 위에
대통령도 비리 지적 올림픽 후 대수술 예고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 황제’ 빅토르 안(29·한국명 안현수)은 8년 만에 다시 선 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반면 한때 세계 정상에 섰던 한국남자쇼트트랙은 12년 만에 올림픽 노메달 위기로 몰렸다.
2014소치동계올림픽에 출전한 한국쇼트트랙의 중간 성적은 13일(한국시간) 여자 500m의 박승희가 따낸 동메달, 15일 여자 1500m의 심석희가 목에 건 은메달이 전부다. 남자쇼트트랙은 남은 500m를 제외하고 이미 펼쳐진 1000m, 1500m, 5000m 계주에서 모두 입상권에 들지 못했다.
● 대한빙상경기연맹 홈페이지 다운은 왜?
안현수는 15일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벌어진 2014소치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에서 1분25초325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한국인으로 참가한 2006토리노동계올림픽 3관왕 이후 자신의 4번째 올림픽 금메달이자, 러시아쇼트트랙 역사상 첫 금메달이었다. 안현수의 금메달은 노메달 위기에 그친 한국남자대표팀의 처참한 상황과 맞물려 대한빙상경기연맹을 향한 거센 비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연맹 홈페이지는 비난 글로 서버가 다운되기에 이르렀고, 홈페이지 복구가 늦어지면서 고의폐쇄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 복마전 오명 벗지 못하는 한국쇼트트랙
● 냉정한 사태 파악으로 잘못된 관행 바로 잡아야
안현수의 표면적 귀화 이유는 소속팀 해체지만, 그가 귀화를 선택한 것은 파벌싸움 탓이 컸다. 안현수는 ‘파벌싸움의 일방적 희생양’이라고 불리지만, 사실 그도 한때 파벌싸움의 혜택을 보기도 했다는 견해도 있다. ‘러시아인’ 안현수의 금메달과 함께 한국남자쇼트트랙의 ‘예고된 부진’이 맞물리면서 비정상적·비상식적인 한국쇼트트랙의 현실이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올림픽 후 거센 후폭풍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체육계 내부에선 냉정한 사태 파악을 통해 이번 기회에 쇼트트랙계 내부에 뿌리 깊게 깔려 있는 불신의 늪을 걷어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