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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30명 중 17번째 나오는 연아 “징크스란 없다”

입력 | 2014-02-18 03:00:00

쇼트 20일 오전 2시24분 3조 5번째
“프리 파란 옷 입으면 우승” 속설에도 검정+보라색 드레스로 출전하기로
초조한 日 아사다는 파란색 결정
러 16세 샛별 리프니츠카야는 코치 만류에도 빨간 의상 고집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과 관련해 ‘파란색은 행운을 부른다’란 말이 있다. 프리스케이팅에서 푸른색 드레스를 입은 선수가 우승한다는 속설이다.

1998년 나가노 올림픽의 타라 리핀스키(미국)를 시작으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의 세라 휴스(미국), 2006년 토리노 대회의 아라카와 시즈카(일본)가 모두 푸른색 계열의 드레스를 입고 우승했다. ‘피겨 여왕’ 김연아(24)도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푸른색 드레스를 입고 정상에 올랐다. 당시 김연아를 도왔던 브라이언 오서 코치(캐나다)도 푸른색 넥타이를 맸다.

그렇지만 김연아는 이번 소치 올림픽 프리스케이팅에서는 검은색과 보라색이 섞인 의상을 입는다. 그는 “밴쿠버 때 푸른색을 입은 건 징크스 같은 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미 한 번 했으니까…”라고 말한 적이 있다.

밴쿠버 대회 때 간절히 금메달을 원했던 김연아는 항상 손에 끼던 묵주반지의 색깔에도 신경을 썼다. 묵주반지를 한국에 놓고 온 김연아는 캐나다 현지에서 평소 끼던 금색 반지를 구입하려다 오서 코치의 조언에 따라 은색 반지를 샀다. 금메달을 연상케 하는 물건이 부정을 가져올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소치 올림픽을 앞둔 김연아는 모든 것에 초연한 모습이다. “부담 없이 마음 편하게 즐기고 싶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휴식일이었던 15일에는 이상화(25·서울시청), 박승희(22·화성시청) 등과 함께 쇼트트랙 경기장을 찾아 응원을 했다. 쇼트프로그램 때는 노란빛이 감도는 ‘올리브 그린’ 색상 드레스를 입는다.

반면 밴쿠버 대회 때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빨간색 드레스를 입었던 아사다 마오(24)는 이번 올림픽 프리 때는 푸른색 드레스를 입기로 했다. 그렇지만 아사다에게는 또 하나의 징크스가 따라다닌다. 역대 여자 싱글에서는 러시아 작곡가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을 주제곡으로 사용해 우승한 선수가 없다. 그런데 아사다는 밴쿠버 대회에 이어 이번 올림픽에서도 프리스케이팅에서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 선율에 맞춰 연기를 한다. 아사다의 주무기는 트리플 악셀인데 역대로 트리플 악셀을 뛰어서 우승한 선수도 없다.

김연아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른 러시아의 신성 율리야 리프니츠카야(16)는 프리스케이팅에서 영화 ‘쉰들러 리스트’에 나오는 빨간 코트를 입은 소녀로 변신한다. 당연히 빨간색 의상이다. 이 영화를 좋아한다는 리프니츠카야가 직접 이 곡을 골랐다. 코치가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다”며 반대했지만 리프니츠카야가 끝까지 고집을 부려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켰다고 한다.

한편 17일 열린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조 추첨에서 김연아는 3조 5번째에 해당하는 17번을 뽑으며 자신이 싫어하는 조 마지막 순서를 피했다. 김연아는 관계자를 통해 “조 추첨 결과가 나쁘진 않다”라고 전했다. 김연아와 함께 출전하는 박소연(17·신목고)은 1조 두 번째, 김해진(17·과천고)은 2조 다섯 번째를 각각 뽑았다.

아사다는 30번으로 마지막 조의 마지막 순서를 받았다. 리프니츠카야는 5조 첫 번째로 연기한다. 김연아의 쇼트프로그램은 한국 시간으로 20일 오전 2시 24분에 시작할 예정이다.

소치=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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