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방산업체, 경쟁사서 빼내 유출… 정보당국 “北에 넘어갔는지 조사중”

17일 국군기무사령부 등 군 정보당국에 따르면 창원지검은 이달 초 경남 창원시에 있는 방산업체인 S사를 압수수색했다. 창원지검은 이 업체가 경쟁업체에서 개발한 방산장비인 단안경 야간투시경(사진)의 설계도를 절취해 해외에 유출시킨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안경 야간투시경은 군 장병과 경찰이 머리나 헬멧에 착용하거나 소총, 감시카메라 등에 장착해 야간경계감시 및 야간전투 등에 활용하는 장비다. 2000년대 중반부터 한국군에서 사용 중인 대표적인 개인용 야간 관측 장비이기도 하다.
검찰은 S사에서 확보한 관련 자료와 관계자를 대상으로 구체적인 설계도 입수 및 유출 경위를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정보당국은 해당 제품의 설계도와 관련 기술이 북한을 비롯한 이적세력에 넘어갔을 개연성에 대해 집중적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 기무사의 다른 관계자는 “해당 설계도가 북한으로 넘어갔을 경우 복사품이 제작되거나 우리 군사 장비를 무력화할 수 있는 대응 수단이 강구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S사의 방산업체 지정과 사후 관리 책임 문제에 대해 방위사업청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인천의 방산업체인 E사가 2005년 독자 개발한 이 장비는 외국의 동종 장비보다 해상도 등 성능이 뛰어나 2012년 정부로부터 방산기술 품질인증을 받기도 했다. 현재까지 콜롬비아와 에콰도르 등 중남미 및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 총 3000만 달러(약 318억 원)어치가 수출됐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