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소치|변영욱 기자 cut@donga.com
16일 한번 제외하고는 한국과 연습 안해
리프니츠카야, 김연아와 마주친 적 없어
미셸 콴 “기량 비교될까 부담스러웠을듯”
김연아(24·올댓스포츠)가 속한 한국피겨스케이팅대표팀은 17일(한국시간)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의 연기순서가 정해지기 전까지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같은 공식훈련조에 포함돼 있었다. 12일 소치에 입성한 김연아는 13일부터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메인링크) 옆에 있는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그러나 러시아팀은 16일 진행된 아이스버그 공식훈련 한 번을 제외하고는 한국팀과 함께 연습을 하지 않았다.
물론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와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7·이상 러시아)는 피겨 단체전이 끝난 뒤 12일 모스크바로 넘어가 개인훈련을 진행해왔다. 러시아팀 코칭스태프도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함께 떠났다. 리프니츠카야보다 먼저 16일 소치로 돌아온 소트니코바 역시 메인링크 공식훈련을 한 번 했을 뿐, 트레이닝센터에서의 훈련은 우크라이나 선수 1명을 포함해 김연아, 김해진(과천고), 박소연(이상 17·신목고) 등 4명으로 진행됐다. 리프니츠카야는 심지어 쇼트 연기 순서를 가리는 조 추첨이 진행된 17일에도 자취를 감췄다. 이 때문에 소트니코바가 대리인으로 추첨을 했다.
리프니츠카야는 피겨 단체전에서 쇼트와 프리스케이팅을 모두 뛰며 러시아를 금메달로 이끌었다. 이미 실전적응을 마쳤기 때문에 굳이 메인링크 훈련에 열을 올리지 않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생애 첫 올림픽이지만 홈그라운드인 러시아에서 열리는 경기라는 이점도 있다. 아직 어리고 경험도 적지만 상대적으로 여유롭게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트레이닝센터에서 피겨를 담당하는 소치올림픽조직위원회 뉴스서비스팀 관계자는 “러시아 선수들의 훈련 여부가 궁금해 물어봤는데, 러시아 피겨 관계자들이 말을 잘 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아마도 한국의 김연아가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고 귀띔했다. 이어 “홈에서 경기가 열리는 만큼 러시아선수들의 부담이 생각보다 크다. 월등한 실력을 지닌 김연아와 훈련을 하면 심리적으로 더 불안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폭스스포츠의 해설가로 활동 중인 ‘여자피겨의 전설’ 미셸 콴(미국)도 리프니츠카야가 그간 정식 훈련에 불참한 것에 대해 “김연아를 의식해 피한 것으로 본다”고 해석했다. 콴은 “리프니츠카야가 아직 어린 선수다. 김연아와 같이 연습하면 비교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전체적 기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에 한 자리에서 연습하는 게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치|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