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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현기자의 소치 에세이] 열일곱 박소연·김해진의 성장 “태극마크, 이제 실감이 나네요”

입력 | 2014-02-19 07:00:00

박소연-김해진(오른쪽). 스포츠동아DB


박소연(17·신목고)과 김해진(17·과천고)은 김연아(24·올댓스포츠)에 이어 한국피겨스케이팅을 이끌 미래의 재목들입니다. 올해는 최고의 기회도 거머쥐었습니다. 지난해 11월 열린 2013전국남녀피겨스케이팅랭킹대회 여자 싱글에서 나란히 1·2위에 오르며 김연아가 획득한 2014소치동계올림픽 출전권 3장 중 2장을 손에 넣은 겁니다.

박소연과 김해진은 생애 첫 올림픽 무대를 위해 쉼 없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나이가 어리고 몸집은 작지만 당찹니다. 박소연은 “점프를 할 때 속도가 붙은 상태에서 뛰어야하는데, 경기가 열리는 메인링크(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스피드가 잘 안 난다. 빨리 적응해야 할 것 같다. 점프 후 착지도 아직 불안하다”며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조목조목 짚었습니다. 김해진 역시 “태극마크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았다. 이 마크를 달고 쇼트프로그램에서 클린 연기를 해서 프리스케이팅 무대(쇼트프로그램 24위 이내 출전 가능)에 꼭 서겠다”고 의젓하게 말했습니다.

물론 스케이트화를 벗으면 영락없는 열일곱 소녀들로 돌아갑니다. 선수촌 생활이 처음인 박소연과 김해진은 “모든 게 신기하다”며 눈을 반짝였습니다. 특히 김해진은 “(선수촌에서) 다른 종목의 한국선수들을 직접 보니까 신기하다. 특히 이상화 선수가 옆으로 지나가는데 ‘와! 이상화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고 털어놓았니다. 그러면서 환하게 웃는 얼굴은 천진난만하기 그지없었습니다.

그러나 김해진도, 박소연도 훈련에 돌입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진지한 얼굴로 점프 하나, 스핀 하나에 온 신경을 기울입니다. 점프를 하다가 꽈당 넘어져도 툭툭 털고 일어나 다시 스케이트를 지칩니다. 큰 대회가 처음이라고 어리광을 부리지도 않습니다. 무대 위에선 누구도 도와주지 못 하고, 자신이 모든 것을 홀로 해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겠죠.

박소연과 김해진은 “아무래도 올림픽이 큰 대회이다 보니 많이 떨린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그래도 목표는 한결같이 “누구에 대해 신경 쓰지 않고 내가 지금까지 준비한 것을 최선을 다해 연기하는 것”입니다. 아직 어리지만 당당하고 당찬 열일곱 피겨 소녀들이 과연 본 무대에서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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