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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어버린 쇼트트랙…억울함도, 미안함도 말끔히 씻었다

입력 | 2014-02-19 07:00:00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심석희의 막판 소름 돋는 스퍼트가 한국쇼트트랙을 울렸다. 18일(한국시간) 여자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 선수도 코치도 기쁨과 안도감이 교차하는 울음을 터뜨렸다.

2014소치동계올림픽 기간, 한국쇼트트랙에는 웃을 일이 없었다. 10일 남자 1500m부터 노 메달로 시작해 그늘을 드리웠다. 박세영, 신다운은 결승에 오르지도 못했고, 이한빈은 6위로 처졌다.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빅토르 안)가 동메달을 땄기에 한국쇼트트랙은 더 초라했다.

이어 13일 여자 500m에선 박승희가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다. 박승희는 결승에서 1위로 나섰으나 영국의 엘리스 크리스티에 걸려 넘어져 금메달이 날아갔다. 2번 넘어지고도 일어나 달린 투혼의 동메달은 아름다웠지만, 어쩔 수 없는 눈물이 흘렀다. 15일 여자 1500m 결승에선 심석희가 중국의 조우양에 막판 역전을 허용해 안타까움으로 울었다. 내심 금메달을 기대했기에 은메달에는 여운이 남았다. 곧 이어진 남자 1000m 결승에서 안현수가 금메달을 따내자 한국남자쇼트트랙은 죄인처럼 돼버렸다. 남자대표팀은 앞서 13일 5000m 계주 준결승에서도 이호석이 넘어지는 바람에 결승에 오르지 못하는 낭패를 봤다.

그래서 여자 3000m 계주 금메달은 한국쇼트트랙에 절박했다. 심석희가 마지막 반 바퀴를 남기고 역전 우승을 이뤄내자, 대표팀 최광복 코치는 포효하듯 울었다. 심석희, 박승희, 조해리, 김아랑, 공상정도 달려와 눈물바다를 이뤘다. 4년 전 밴쿠버에서 흘린 억울한 눈물을 씻어내는 눈물이었다. 한국쇼트트랙의 희망을 확신한 눈물이기도 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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