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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훈련 시간 < 장비손질 시간… 그런데도 세계 11위 날았다

입력 | 2014-02-19 03:00:00

스키점프 단체전 최종라운드 불발… 예산 부족 등 힘든 환경에도 선전




스키점프 국가대표 최서우가 하늘을 날고 있다. 소치=변영욱 기자 cut@donga.com

한국 스키점프 대표팀이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소치 겨울올림픽에서의 도전을 마쳤다. 최흥철(33)과 최서우(32), 김현기(31), 강칠구(30·이상 하이원)로 구성된 대표팀은 17일(현지 시간) 러시아 소치 산악 클러스터의 러스키 고르키 점핑 센터에서 열린 남자 라지힐(K-125) 단체전 1라운드에서 402점으로 12개 팀 중 11위를 기록했다. 상위 8개국이 메달을 놓고 겨루는 최종 라운드에는 오르지 못했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에서 단체전 8위로 한국 설상 종목 사상 최고 성적을 기록한 대표팀은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는 3명만 출전권을 획득해 단체전에 나서지 못했다. 8년 만에 단체전에 출전한 대표팀은 8위 이상의 성적을 노렸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김현기는 “개인전보다 단체전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기대했던 성적이 나오지 않아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최흥철과 김현기, 최서우는 1998년 나가노 대회부터 올림픽에만 5번째 출전했다. 비인기 종목의 설움 속에서도 세계에 한국 스키점프를 알렸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도전을 멈추지 않는 그들의 이야기는 2009년 영화 ‘국가대표’로 만들어져 국민에게 진한 감동을 줬다. 하지만 여전히 열악한 환경이 발목을 잡았다. 예산 부족으로 국제대회 출전에 제약을 받았고, 강원 평창의 알펜시아 스키점프대도 정해진 시간 외에는 사용하지 못했다. 종목 특성상 장비가 중요한데 장비 관리사를 따로 두지 못해 선수들은 훈련보다 장비 관리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

대표팀은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을 꿈꾼다. 최흥철은 “고국에서 열리는 올림픽 무대에 서는 것은 모든 스포츠 선수의 꿈이다. 평창 대회에 출전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독일은 3연패에 도전한 오스트리아를 밀어내고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금메달을 따냈다. 라지힐 개인전 은메달리스트인 가사이 노리아키(42) 등이 출전한 일본은 동메달을 획득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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