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리조트 10명 사망 ‘예고된 人災’인근 잇단 붕괴 정보공유도 안돼… 리조트, 지붕 위 80cm 눈 안치워안전점검 全無… 안전요원도 없어
채 꽃을 피우지 못한 열아홉 살 젊은이 등 10명의 생명을 앗아간 17일 경북 경주시 양남면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참사는 총체적 안전불감증이 빚어낸 예고된 인재(人災)였다. 참사 일주일 전 인근 지역에서 유사한 건물 붕괴사고가 잇따랐는데도 이 리조트를 비롯한 폭설지역 건물 운영자들에게는 어떤 경고 조치도 작동하지 않았다.
10일 오후 10시 20분경 사고 현장에서 불과 11km 떨어진 울산 북구 모듈화산업단지에서 리조트 체육관과 똑같은 공법으로 지어진 자동차부품업체 금영ETS 공장 지붕이 무너져 내려 현장실습 중이던 특성화고교생 김모 군(19)의 생명을 앗아갔다. 울산에서는 최근 계속된 눈 때문에 10, 11일 이틀 사이에 같은 공법으로 지어진 공장 네 곳이 붕괴해 2명이 목숨을 잃는 등 사상자가 속출했다. 이 같은 정보가 주변 지역까지 공유만 됐어도 이번 참사는 충분히 사전에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리조트 측은 체육관 건물을 하중에 취약한 공법으로 지었으면서도 일주일 연속 내려 두껍게 쌓인 눈을 방치한 채 부산외국어대 새내기들을 맞이한 것으로 드러났다. 건축물대장 등에 따르면 이 리조트 체육관은 무게를 덜 받는 부위에 강철을 적게 사용하는 PEB(Pre-engineered Metal Building Systems) 공법으로 지어졌다. 더구나 리조트 측은 경주에 9일부터 15일까지 일주일 연속으로 눈이 내려 리조트 체육관 지붕에 80cm(추정) 가까이 눈이 쌓였는데도 이를 치우지 않았다. 리조트 측은 적정 수용인원 500명을 초과한 560명의 학생이 1205m²(약 365평) 넓이의 체육관에 밀집했음에도 안전요원을 배치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체육관 건물은 2009년 9월 준공 이후 공식적인 안전점검을 한 번도 받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건물은 체육시설로 분류돼 있고 넓이도 5000m²(약 1513평)가 안 돼 현행법상 정부와 지자체의 안전점검 대상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