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남자로 확 변신해보니 여자의 화장쾌감 알 것 같다”면접男vs 아이돌男되기 메이크업 체험기
남자라고 더 이상 참기가 힘들었다. 거울 앞에 앉아 메이크업을 받았다. 조금씩 변해가는 얼굴에 피식 웃음이 났다. 시간이 지나자 점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원래 내 얼굴인가 싶었다. 서울 마포구 홍익대 근처에 자리 잡은 MAC 스토어를 찾아 메이크업을 받고 있는 본보 한우신 기자(왼쪽)와 권기범 기자(오른쪽). 한 기자의 메이크업은 김은지 MAC 부수석 아티스트가, 권 기자는 이원우 MAC 롯데백화점 본점 아티스트가 맡았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남자 얼굴은 화장을 하면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까. 본보 기자 두 명이 체험에 나섰다. 권기범 기자는 원래 피부가 좋은 것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면접·맞선용 메이크업’을 받았다. 한우신 기자는 더 나아가 눈 화장에 턱선 깎기(셰이딩)까지 도전했다. 이른바 ‘아이돌 메이크업’. 이를 위해 기자들은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에 있는 MAC 홍대스토어를 찾았다.
메이크업의 시작… 피부결 정돈
메이크업의 기본은 피부를 정돈하는 일이다. 평평하고 깨끗한 바닥이어야 아름다운 그림이 그려지는 법. 클렌징 워터(미네랄라이즈 차지드 워터 클렌저)를 화장솜에 적셔 피부를 닦아냈다. 소프트닝 토닝 로션으로는 얼굴 톤을 맑게 했다. 그 다음엔 픽서(픽스 플러스)를 뿌려 수분을 공급해줬다. 야외활동이 잦은 남성들은 촉촉한 피부를 유지하기가 어렵다. 이때 픽서를 뿌려주면 수분이 유지되고 ‘화장이 잘 먹는’ 효과까지 볼 수 있다. 권 기자의 메이크업을 담당한 이원우 MAC 롯데백화점 본점 아티스트(25)는 “수분 공급에는 미스트도 좋지만, 메이크업 단계에서는 픽서를 이용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 CC크림 컨실러 아이섀도 과정 거치니… 앗, 이게 누구야? ▼
“이거 원래 내 피부야”… 화장한 티 안 나는 메이크업
컨실러를 바르는 권기범 기자의 모습(위). 메이크업 전(왼쪽)과 후(오른쪽)를 비교해 보면 붉은 기가 사라지고 피부 톤이 밝아진 것을 알 수 있다.
그 다음으로는 컨실러를 바른다. 바로 메이크업의 성공 여부를 좌우한다는 그것이다. 컨실러는 CC크림 단계에서 가리지 못한 붉은 기운과 잡티를 없애준다. 기본적으로 자신의 피부보다 어두운 색을 사용해야 한다. 눈 밑 다크서클 부분에는 가벼운 느낌의 리퀴드 타입을 사용하고 그 이외 부위에는 크림 타입 컨실러로 점과 잡티를 확실히 가려준다.
여기까지의 과정을 마친 권 기자는 미소를 지었다. 얼굴이 훨씬 깨끗해졌다. 여기에 눈썹 정리가 추가됐다. 권 기자의 눈썹은 미간이 다소 좁고 바깥쪽 부분으로 잔털이 많은 스타일. ‘눈썹 아랫부분만 정리한다’ ‘미간은 적당히 넓게 하되 콧날이 돋보이도록 너무 넓게 깎지 않는다’ 같은 원칙을 지켜가며 손질을 했다. 한결 깔끔해졌다. 면접이나 맞선 같은 중요한 자리에서 호감을 줄 수 있는 메이크업이 완성됐다.
튀고 싶은 날… 눈화장에 셰이딩까지
셰이딩을 받고 있는 한우신 기자(위). 메이크업을 마친 한 기자의 얼굴(오른쪽)은 메이크업 전(왼쪽)에 비해 눈이 또렷해지고 턱선이 날카로워졌다.
눈 화장도 감행했다. 갈색 아이섀도를 눈두덩 전체에 옅게 펴 발라주고 조금 더 짙은 아이섀도를 쌍꺼풀 라인에 덧발라줬다. 또한 검은 펜슬을 브러시에 묻혀 눈 라인을 그렸다. 어두운 색이 들어가니 눈이 커보였다.
마무리는 턱선을 살리는 셰이딩 작업. 브러시를 써서 구레나룻으로부터 아래 방향으로 파운데이션을 발라준다. 전체 피부톤보다 어두운 톤의 파운데이션을 바르면 음영감이 만들어진다. 턱선을 살리며 날카로운 느낌을 만드는 것이다. 김은지 MAC 부수석 아티스트(33)는 “여자 연예인처럼 얼굴이 작아 보이게 하고 싶다면 눈 아래 부분부터 세이딩 작업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기자들의 변신을 도와준 김은지(오른쪽), 이원우(왼쪽) MAC 아티스트. 그리고 메이크업에 쓰인 다양한 제품들.
처음에는 거울 속에 비친 얼굴이 연극배우 같아 어색했다. 자꾸 보니 익숙해진다. 서로를 보며 마냥 웃었던 2명의 남자 기자는 더이상 웃지 않았다. 여자들의 화장이 점점 진해지는 이유를 알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