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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의 ‘올’자도 쓰지 못하고… 기업들 괴로운 ‘소치 마케팅’

입력 | 2014-02-20 03:00:00

IOC “후원사 아니면 상징물 안돼”
기아차는 이상화 대역 써 광고




‘피겨 여왕’ 김연아를 광고모델로 쓰던 동서식품은 소치 겨울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공식 후원사 권리보호권을 위임받은 2018평창동계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가 지난달 말 공문을 보내 “올림픽 개막 9일 전부터 폐막 3일 후(1월 30∼2월 26일)까지 공식 후원사가 아닌 기업은 올림픽 참가자(선수 코치 등)에 대한 사진이나 경기 장면을 광고에 쓸 수 없다”고 알려왔기 때문이다. 김연아 광고를 내보내지 못하면 ‘겨울올림픽 특수’를 놓칠 수도 있는 상황. 동서식품은 평창 조직위원회에 별도의 모델료를 내고 기존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소치 겨울올림픽이 한창인 가운데 기업들도 올림픽을 주제로 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예전과 달리 ‘눈치’를 보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는 IOC가 공식 후원사가 아닌 계약을 맺지 않은 일반기업들이 펼치는 이른바 ‘매복 마케팅’을 철저히 규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복 마케팅은 공식 후원사가 아닌 기업이 올림픽 후원사인 양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벌이는 것을 말한다. IOC는 공식 후원사를 제외한 어떤 기업도 올림픽과 직접 연관된 이미지 또는 모델을 쓸 수 없게 하고 있다.

덕분에 금메달 이벤트를 벌이면서 오륜기 문양이나 올림픽 관련 문구를 하나도 넣지 못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BBQ치킨’으로 유명한 제너시스BBQ는 최근 겨울올림픽 개막에 맞춰 치킨세트 패키지 상품을 내놓으면서 국가대표 선수들의 메달 획득을 기원하는 ‘황금 메달 기원 이벤트’를 열었다. 그러나 그냥 정체불명의 금은동 메달을 사용해야 했다.

이상화 선수가 모델인 기아자동차는 이 선수와 느낌이 비슷한 대역을 내세운 광고를 만들어 대회 기간에 내보내고 있다.(사진) 패밀리 레스토랑 ‘아웃백’은 우리나라 선수가 금메달을 딴 다음 날 특정 메뉴를 무료로 준다는 이벤트를 하고 있지만 홍보물 어디에도 소치 겨울올림픽에 대한 문구가 없다. 코리아나 화장품은 최근 김연아 선수를 주제로 한 이벤트를 기획했으나 결국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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