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인도네시아 스모그 폐해… 잘 알려진 중국보다 심각한 수준자카르타 시민 58%가 ‘공해병’… 中정부서 친환경 정책 적극 펴자풍력발전-태양광 주식 급등 추세… 印-印尼도 관련시장 커질 가능성
홍콩의 대기오염이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대기오염 개선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렁춘잉(梁振英) 홍콩 행정장관은 최근 노후 디젤차를 줄이기 위해 디젤차 교체사업에 114억 달러(약 12조 원)를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홍콩전력도 2016년부터 석탄발전소 중 20%를 점진적으로 천연가스로 바꿀 것이라고 지난해 말 발표했다. 천연가스 발전원가가 석탄보다 높기 때문에 소비자가격이 오를 수 있지만 정부는 소비자에게 보조금을 주어서라도 이 같은 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대기오염에 대한 문제는 홍콩에만 해당되지는 않는다. 인도도 델리 같은 북쪽 도시를 중심으로 스모그 폐해가 심하다. 작년 말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에서는 인도를 중국보다 심한 아시아 최악의 대기 오염국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인도의 병원 내방 환자의 절반이 호흡기 질환자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유재성 삼성자산운용 홍콩법인장
발리 등 유명 휴양지가 있는 인도네시아도 자카르타 같은 도심 오염은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인도네시아 환경부와 미국 환경단체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자카르타 시민 중 57.8%가 대기오염으로 인한 질병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규모 농장인 플랜테이션 조성을 위해 수확이 끝난 경작지를 태울 때 발생하는 연무인 인도네시아발(發) ‘헤이즈(haze)’는 인접국인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이처럼 아시아 대부분 국가에서 대기오염을 비롯한 환경 문제가 심해지고 있지만 개선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아시아는 인구가 많은 대륙이다. 전 세계 1위인 중국(13억6000만 명), 2위인 인도(12억4000만 명)에 4위인 인도네시아(2억5000만 명) 세 곳만 합쳐도 이미 30억 명에 가깝다. 전 세계 인구의 60%가 몰린 아시아의 신흥국들이 산업화와 도시화를 계속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환경 문제는 개선되기보다는 오히려 악화될 것이다.
아시아 신흥국 중 환경 문제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중국이다. 스모그로 비행기가 연착이 되고 교통 신호등이 안 보일 정도로 심각해지고 사회적 불안감이 커지자 중국 정부는 환경 문제를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지정하였다. 오염이 심한 곳일수록 더 적극적인데, 일례로 베이징(北京)이나 광저우(廣州)에서는 석탄발전소 신설을 중단했다. 특히 베이징은 도시 외곽인 우환(五環) 안에 있는 석탄발전소를 2017년까지 없애고 천연가스발전소로 바꿀 계획이다.
하지만 모두가 적극적인 것은 아니다. 인도 델리의 경우 대기오염 기준치가 중국을 넘어서기도 하는 등 문제가 심각하지만 인도의 사회 문제로 부각되지는 않는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400달러(약 150만 원) 수준으로 매우 낮기 때문에 기본적인 의식주 문제가 환경에 앞서기 때문이다.
앞으로 아시아의 전반적인 소득수준이 상승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아시아에서도 클린에너지 관련 수요는 계속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긍정적인 부분은 기술이 발달하면서 클린에너지 원가가 과거보다 크게 낮아졌다는 점이다. 아시아 성장 스토리가 지속된다고 보면 중장기적으로 클린에너지 관련 비즈니스 및 투자가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유재성 삼성자산운용 홍콩법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