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서우.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1. 조주로 주행 땐 발목각 줄여 저항 최소화
2. 발목은 고정…무릎만을 활용한 도약 중요
3. 하체와 플레이트각 20도 양력 향상 도움
4. 착지 동시 전후로 발 벌려야 안정성 증대
스키점프 종목은 노르웨이의 군인 올라프리에가 1809년 다른 군인들 앞에서 공중으로 9.5m 날아간 사건을 계기로 1862년 노르웨이에서 첫 정식 대회가 열리면서 비롯됐다. 그 뒤 지금까지 더 멀리 날기 위한, 즉 인간이 할 수 있는 최대의 비행기록을 향해 비행기술과 장비 등이 발전돼왔다.
스키점프라고 하면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모습으로 인해 부상에 대한 두려움이 먼저 생각난다. 이 때문에 좀처럼 접근하기 어려운 종목으로 인식될 수 있다. 그러나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만큼 스키점프 불모지의 이미지를 털어내고, 스키점프에 대해 국민적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에 스키점프에는 어떠한 경기력 요인들이 있고, 경기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국가대표선수들이 집중적으로 연습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스키점프는 20층(58m) 높이에서 조주로를 통해 빠르게 내려온 뒤 도약하면서 비행한 뒤 안전하게 착지하는 일련의 동작으로 이뤄진다. 세부적으로는 더 멀리, 더 높이 비행하기 위해 조주로 주행 시 초당 23∼25m 정도로 속도를 만들어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주행 중 공기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상체는 조주로 경사와 수평으로, 무릎각도는 90도로, 발목각도는 가능한 최대로 작게 유지하는 자세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경사가 급한 데다가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몸이 들려 많은 공기저항을 받을 수 있다.
셋째, 비행 시에는 이륙 후 곧바로 플레이트를 ‘V’자형으로 벌리면서 플레이트가 몸쪽으로 가깝게 붙는 느낌으로 공기를 타고 나가야 한다. 비행구간에서 플레이트가 ‘11’자형에서 ‘V’자형으로 바뀐 것은 1985년 스웨덴의 얀 브클레보가 처음으로 ‘V’자형 비행을 시도해 기존 기록보다 10m 더 날아간 뒤부터다. 실제 풍동실험에서도 ‘V’자형은 ‘11’자형보다 양력을 28% 더 크게 만들어 기록을 10% 향상시킨다는 보고도 나왔다.
그렇다면 양력은 무엇일까. 날아가는 물체의 윗부분의 공기흐름속도가 아랫부분의 공기흐름속도보다 상대적으로 클 때는 더 높이 뜨게 하는 힘이 발생하는데, 이 힘이 바로 양력이다. 따라서 스키점프에서 비행 중 더 큰 양력을 만들어내기 위해선 2가지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하나는 자세다. 플레이트를 공기흐름의 방향과 20∼30도 정도 각을 이루도록 해야 하며, 하체는 플레이트와 20도 정도, 상체와 하체 사이의 각도는 158도 정도로 자세를 잡아야 최대의 양력이 발생된다. 또 다른 하나는 플레이트를 최대한 ‘V’자형으로 만드는 것이다.
넷째, 안정한 착지다. 전경자세를 유지하면서 잘 쓰는 발을 앞으로 내밀고, 좌우 팔을 벌린 텔레마크 동작으로 착지하는 동작이 선호되고 있다. 이러한 동작을 통해 착지 시 전후 방향으로는 발을 더 벌림으로써 안정성을 더 크게 하고, 좌우 팔을 벌림으로써 평형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
몇 해 전 많은 관객을 모은 영화 ‘국가대표’ 덕분에 국내에서도 스키점프에 대한 관심도가 커지고, 스키점프에 대한 생소함도 많이 사라진 듯하다. 그러나 직접 하기에는 고공비행이 주는 두려움이 만만치 않은 데다, 기반도 잘 갖춰지지 않아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종목이 스키점프다. 다행히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다른 동계 종목들처럼 스키점프 또한 더 많은 사랑과 관심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고군분투하고 있는 우리 스키점프의 발전을 위해 지금부터라도 더 큰 박수와 응원을 보내주길 기대한다.
스포츠동아·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체육과학연구원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