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내일 팀 추월 8강 출전…몸상태 좋아
“실력차 있지만 충분히 메달권 가능”
이승훈(26·대한항공)은 한국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의 간판이다. 2010밴쿠버동계올림픽 때는 5000m에서 은메달, 1만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2014소치동계올림픽에선 ‘오렌지군단’ 네덜란드의 높은 벽에 막혔다.
네덜란드는 이번 올림픽에서 스피드스케이팅 단일 종목에서만 19일(한국시간)까지 금 6개, 은 6개, 동 7개라는 경이적 성적을 거두고 있다. 22일 결승을 치르는 남녀 팀 추월에서도 강세가 예상된다.
이승훈은 네덜란드의 독주를 막을 대항마였다. 19일 끝난 남자 1만m에서도 아쉽게 4위에 머물렀지만, 9200m 지점까지는 동메달을 기대해볼 수 있었다. 금·은·동을 싹쓸이한 네덜란드 3총사를 위협한 유일한 선수였다.
이날 이승훈과 함께 레이스를 펼친 선수는 이번 올림픽 5000m 금메달리스트이자, 장거리의 절대강자인 스벤 크라머였다. 은메달을 딴 크라머와의 1만m 레이스를 마친 뒤 이승훈은 “크라머와 뛰길 바랐고, 마지막 조이길 바랐는데 이뤄졌다. 멋있게 경기하고 싶었는데…”라며 안타까워하고는 “많이 아쉽지만 후회는 없다. 5000m(12위)보다 몸 상태가 좋아졌고, 팀 추월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봤다”고 말했다.
이승훈는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다. 남자 팀 추월은 21일 8강전에 이어 22일 준결승과 결승을 치른다. 이승훈은 “(팀 추월에서도) 네덜란드가 1위일 것 같다”면서도 “나뿐 아니라 모든 나라 선수들이 이기고 싶어 한다”고 전의를 드러냈다. “될 듯, 될 듯 안 되니까 지친다”고 푸념할 정도로 실력차가 있지만 포기는 없다.
이승훈은 “팀 추월은 한국이 2∼5위에 든다고 생각한다. 후배들을 잘 이끌어 반드시 메달권에 들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