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소엔 찾는이 없고 입관도 못해… 부친-베트남 아내 쓸쓸히 지켜
그는 17일 사고 당시 오리엔테이션의 모든 장면을 놓치지 않고 카메라에 담는 촬영 담당이었다. 체육관 중앙에서 6mm 캠코더로 현장 상황을 일일이 담았다. 그는 체육관이 무너져 내리는 순간까지 카메라를 손에서 떼지 않았다. 그가 촬영한 행사 장면과 붕괴사고 순간도 경찰수사에 중요한 단서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계성고 출신인 그는 180cm의 훤칠한 키에 준수한 외모까지 갖춰 동료들 사이에서 ‘테리우스’로 통했다. 1991년 경성대 연극영화과에 진학해서는 카리스마가 대단해 선후배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4학년 때는 연극부장도 맡았고, 각종 공연 때는 비중 있는 역을 도맡았다. 당시 그를 지도한 김동규 전 부산예총회장·부산연극협회장(78)은 “그는 연기가 자연스럽고, 천연덕스러워 비중 있는 역을 많이 맡았다”고 기억했다.
아들의 빈소를 지킨 아버지 최만동 씨(73)는 “평소 본심을 안 드러낸 아들이 더 밉다. 그래서 가슴이 아프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방송인 안선영 씨는 18일 오후 트위터에 “고인은 저의 경성대 연극영화과 8기 선배”라며 “학생들과 달리 홀로 이벤트 업체 직원이라 보상 여부 대책회의에서도 배제될까 걱정입니다. 따뜻한 관심과 합당한 보상 합의가 이뤄지기를 바랍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그의 빈소에는 학창 시절을 기억하는 선후배들이 찾아와 ‘대학동문회장’으로 장례를 치르기로 결정했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