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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LGD 효과’… 7년새 지방세 수입 2배로 뛰었다

입력 | 2014-02-20 03:00:00

[기업이 간다, 도시가 산다]
<1>군사도시를 경제도시로 바꾼 LG디스플레이




LG따라 생긴 상가 경기 파주시 월롱면 LG디스플레이 산업단지 주변에는 노래방과 안경점, 음식점이 늘어서 있다. LG디스플레이 제공

경기 파주시 문산읍 당동리에는 3월 멀티플렉스 극장이 문을 연다. 문산읍 내 유일한 극장이었던 문산극장이 경영난으로 문을 닫은 뒤 10여 년 만에 다시 극장이 생기게 됐다.

문산읍은 파주에서도 대표적인 낙후지역이었다. 대부분 토지가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묶여 있던 탓에 1990년대 후반만 해도 인구가 2만6000여 명에 불과했다. 이곳이 달라진 건 2004년 LG디스플레이가 문산읍 인근 월롱면에 공장을 짓기 시작한 뒤부터다. 문산읍 당동리와 선유리에도 LG디스플레이 협력사들의 공장이 들어섰다. LG디스플레이 직원들이 거주지를 찾아 문산읍에 들어오면서 2000년대 후반 아파트 단지들이 하나둘씩 생겼다. 이어 대형마트와 종합병원도 들어섰다. 문산읍은 현재 4만8000여 명이 살고 있는 파주 북부의 중심 상업지역으로 변신했다.

○ LG로(路) 옆 공단 간판… “파주는 경제다”

파주는 휴전선과 맞닿은 접경지역이다. 임진강을 따라 이어진 긴 철책선은 ‘군사도시’라는 파주의 옛 이미지를 나타낸다. 하지만 자유로 당동 나들목을 빠져나오면 파주의 현재를 만날 수 있다. 도로 가운데 ‘LG로’라는 표석이 세워져 있다. LG로를 따라가다 보니 오른편으로 거대한 LG디스플레이 공장이 보였다. 공장 입구에는 ‘파주는 경제다’라는 표지판이 있다.

2003년 2월 LG디스플레이는 대형 디스플레이 생산라인을 건설하려고 한국은 물론이고 해외까지 공장 터를 찾았다. 당시 정부가 수도권 내 공장 신·증설을 허용하는 정책을 발표하자 파주로 공장 터를 낙점했다. 이 회사는 착공한 지 2년 만인 2006년 초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40여 채가 살던 월롱면에 서울월드컵경기장의 28배 규모(168만 m²·약 51만 평)인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이 들어선 것이다. 인근 협력업체 단지를 포함하면 파주에는 446만 m²(약 135만 평)의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집적단지(클러스터)가 조성됐다.

○ 아이 울음소리 늘어난 파주

파주 디스플레이 클러스터에서 일하는 직원은 모두 2만6000여 명이다. LG디스플레이는 2011년부터 3년간 206억 원의 지방세를 파주시에 납부했다. 파주시는 LG디스플레이가 입주한 2006년 이후 5년간 경기 31개 시군 평균 인구증가율 2.0%보다 2.5배로 높은 5.2%로 도내 인구증가율 3위를 차지했다. 2006년 29만여 명이었던 인구는 지난해 40만 명을 돌파했다. 2008년부터 5년간 지역내총생산(GRDP)은 17% 증가해 경기도내에서 가장 빠르게 경제적으로 성공한 도시가 됐다.

평균연령 30세의 LG디스플레이 직원과 그 가족들이 파주로 오면서 도시 자체가 젊어졌다. 2000년대 초반 연간 2200명 남짓이었던 신생아는 지난해 4002명으로 늘었다. 접경지역 10개 시군 중 산부인과가 없는 곳이 5곳이나 되지만 파주에는 4곳의 산부인과가 있다. 어린이집도 2006년 321곳이었지만 지난해 537곳으로 200곳 이상 늘어났다.

○ 기업이 바꾼 도시의 풍경

공단이 생기고 난 뒤 파주시에는 대학이 2곳이나 생겼다. 2008년 문을 연 두원공대와 지난해 문을 연 서영대 파주캠퍼스는 모두 LG디스플레이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두 대학은 각각 경기 안성시와 광주에 본교를 두고 파주에 제2캠퍼스를 만든 것이다.

두원공대에는 디스플레이전자, 반도체전자, LCD장비 등 산업단지에 입주한 기업들과 관련된 학과가 설치돼 있다. LG디스플레이도 고졸 사원을 대상으로 두원공대에서 사내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윤주영 파주시 산업단지팀장은 “지방 대학들은 취업률이 가장 고민인데 산업단지 주변에 있으면 산학협력도 수월하고 취업률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전용 투자지구인 당동단지에는 LG디스플레이에 LCD 유리원판을 납품하는 일본 기업 NEG(일본전기초자) 이데미쓰고산 등 5개 업체와 대만, 영국 회사가 입주했다. 당동단지 앞 편의점에서 근무하는 김은미 씨(30·여)는 “어릴 때는 군인들이 많았다면 요즘은 젊은 사람이나 외국인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파주=박진우 기자 pj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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