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 16위 추락한 아사다 마오 여왕 넘으려 트리플악셀 고집… 첫 점프로 시도했으나 엉덩방아 실수 계속 이어져 크게 감점… 외신 “도박이 실패로 끝났다”
쇼트프로그램에서 엉덩방아를 찧은 아사다 마오가 황급히 일어나고 있다. 소치=변영욱 기자 cut@donga.com
20일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소치 겨울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아사다가 받은 점수는 55.51점. 김연아보다 19.41점 뒤진 16위로 추락한 아사다는 그토록 원하던 올림픽 금메달은 고사하고 시상대에서조차 멀어졌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사다가 시니어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10위 밖으로 밀려난 것은 처음. 20일 먼저 태어난 동갑내기 김연아와 주니어 시절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며 실력을 키웠던 아사다. 하지만 김연아가 ‘피겨 여왕’으로 독주를 시작하면서 2인자 신세가 됐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김연아에 이어 은메달을 딴 아사다는 금메달을 염원하며 은퇴까지 미뤘다. 그러나 하늘에 태양은 두 개가 있을 수 없는 법. 오히려 김연아의 벽을 의식한 나머지 성공률이 떨어지는 고난도의 트리플 악셀에만 집착하다 결국 스스로 무너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엉덩방아를 찧은 아사다 마오가 황급히 일어나고 있다. 소치=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아사다는 경기 후 “내가 생각하는 연기를 전혀 못했다. 몸이 잘 움직이지 않았다”며 망연자실했다. ‘강철 심장’으로 유명한 김연아 역시 이날 경기에 앞서 워밍업 때 몸이 잘 움직이지 않았다고 털어놓을 만큼 긴장했다. 그래도 김연아는 첫 번째 점프를 가볍게 성공하며 물 흐르듯 연기를 풀어나갔다. 한때 국내 팬들은 아사다를 김연아의 경쟁자로 여기며 곱지 않게 여겼다. 쓸쓸히 퇴장하게 된 아사다를 향한 시선에는 연민과 동정이 교차할 것 같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