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백이의 칠일장 1, 2/천효정 글·최미란 그림/120쪽·각 권 9500원·문학동네
문학동네 제공
백두산 호랑이왕도 등장합니다. 이 호랑이, 어쩌다 담배 맛에 빠져 버렸네요. 백두산 돌보기도 소홀하고, 호랑이 기운을 다스리는 일에도 소홀하다 보니 어느덧 맥 빠진 호랑이가 돼 버렸습니다. 드디어, 백두산 호랑이왕이 금연을 선언합니다. 짐작하셨지요?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에…’의 재해석입니다.
이야기는 삼백이와 삼백이 장례를 치르러 온 여섯 동물의 사연으로 이어집니다. 사연을 하나하나 읽어 보면 언젠가 한 번쯤 들었음 직한 옛이야기이지만 좀 새롭습니다. 작가의 상상력이 개입되면서 기존의 옛이야기와는 또 다른 재미를 줍니다. 새로운 옛이야기입니다.
아이들 입장에서 보면 옛이야기는 책을 보면서 읽기보다는 누군가 읽어 주는 걸 들을 때 더 재미있습니다. 두 권의 책 속에 들어 있는 열 개의 이야기를 하루에 하나씩 아껴가며 어른이 읽어주면 참 좋을 책입니다. 문장이 ‘나왔더래’ ‘틀림없지’ ‘넘겨주었단다’는 식의 입말로 구성돼, 책 그대로 읽어줘도 옛이야기 들려주는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림이 주는 유쾌함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입니다. 위에 소개된 그림은 금연에 성공한 백두산 호랑이의 포효입니다. “크아아앙!” 백두산 전체가 우르릉 떨렸답니다. 용맹한데 천진한 호랑이 얼굴, 보고 있으면 절로 웃음이 납니다. 이 책도 그렇습니다.
김혜원 어린이도서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