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승무원 학원, 인맥-근무경력 허위광고로 지망생 두번 울려
지난달 대한항공 인재개발실이 채용홈페이지에 띄운 당부의 글. 대한항공 채용홈페이지 화면 캡처
○ 항공사와는 무관
지난달 대한항공 인재개발실에는 한 승무원 지망생 어머니의 문의 전화가 걸려왔다. 회사 인사팀과의 인맥을 통해 확인한 내용이라며 학원 측이 소개한 채용 일정이 맞는지를 확인하려는 전화였다. 인재개발실 관계자는 “회사 채용 일정과 전혀 맞지 않았다”며 “회사 인사팀 직원이 개별적으로 학원에 채용 내용을 공지하는 일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승무원 학원의 수강료는 대개 최종 합격 때까지 1인당 100만∼150만 원 선이다.
450여 자 분량의 글에는 ‘최근 일부 특정 승무원 학원에서 회사 인사부서와의 허위 인맥을 내세우면서 근거 없는 객실승무원 채용 일정으로 승무원 지망생들을 모집하려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학원의 허위·과장 광고에 현혹돼 피해를 입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7월에도 회사 블로그에 “회사 객실 승무원을 사칭해 지망생들에게 불법 강의를 해온 사례가 적발됐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 한 30대 여성이 대한항공 승무원 출신이라고 속여 과외 수업을 하다 수강생 40여 명으로부터 집단고소를 당하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회사 이미지를 이용해 승무원 학원 광고를 하는 불법 사례도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객실 승무원의 꿈을 이루려고 노력하는 지망생들을 위해서라도 이런 행위는 근절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 유명 학원을 사칭하는 사례도
승무원 지망생들은 두세 차례 면접에 체력·수영테스트를 실시하는 등 채용 전형이 다양한 데다 또 수백 대 1 수준의 높은 경쟁률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인사팀과의 인맥’ ‘전직 승무원 강사’ 등을 내세운 학원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승무원을 준비하는 김모 씨(24·여)는 “승무원으로서 적합한 미소, 말투 등이 당락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라며 “울며 겨자 먹기로 항공사 출신 강사를 내세우는 학원을 찾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