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굴 매출액 97% 줄자 새벽기차 타고 상경“엔약세로 수출 안되는데 엎친데 덮친격” 울상대형마트에서 수산물 안심 홍보하며 할인판매
“예전처럼 싱싱합니다” 23일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이마트 용산점에서 여수 지역 어민과 수협 관계자들이 ‘수산물 소비 촉진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26일까지 열리는 이 행사는 지난달 발생한 기름 유출 사고 때문에 급감한 수산물 판매를 늘리기 위한 것이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23일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이마트 용산점에서는 전남 여수시에서 올라온 수협 관계자와 어민들이 “깨끗한 여수 생굴 사세요”라며 목청을 높였다. 이들은 휴일인데도 불구하고 새벽 기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왔다. 직접 상경한 이유는 생굴을 비롯한 여수산 수산물이 안전하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다. 여수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굴 주산지다.
지난달 31일 발생한 기름 유출 사고 이후 여수에서 나오는 굴의 매출액은 급감했다. 소비자들이 여수산을 비롯해 굴 자체를 아예 안 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마트의 최근 굴 매출액(2월 1∼19일)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3%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수요는 급감했고 유통업체들의 주문도 크게 줄었다. 유출 사고 전 현지에서 10kg에 6만 원 안팎이던 굴 가격은 4만 원대로 떨어졌다. 사고가 하필 설날에 터지는 바람에 입소문이 빠르게 퍼진 게 컸다.
이번 기름 유출 사고는 지난해 엔화 약세와 방사능 유출 우려로 타격을 받은 어민들에게는 그야말로 ‘치명타’를 가했다. 엔화 약세로 참치와 광어 등 일본 수출 비중이 높은 수산물의 수출은 크게 줄었다. 수출 물량이 국내에 쌓이자 내수 가격도 하락했다. 여수에서 일본으로 많이 수출하던 피조개의 가격은 30% 가까이 떨어졌다. 게다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많은 소비자들이 수산물 소비를 줄였다. 수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잇따른 악재로 수산물 자체에 대한 불신이 높아져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여수 어민들을 돕기 위해 수산물 소비 촉진을 위한 행사를 26일까지 열 계획이다. 여수돌산생굴(100g)을 종전 2480원에서 1480원으로 할인 판매하는 등 주요 수산물을 기존 가격보다 20∼40% 저렴하게 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