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이 경기 전 입장하는 모습(사진 왼쪽)과 박주영과 이청용(오른쪽 사진 27번)이 경기 후 대화를 나누는 장면. 볼턴(영국)|허유미 통신원
23일(한국시간) 영국 볼턴의 리복스타디움에서 열린 볼턴과 왓포드의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32라운드. 볼턴 이청용과 왓포드 박주영의 코리안 더비 성사 여부에 시선이 모아졌지만 불발됐다.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에서 왓포드로 긴급 임대된 박주영은 임대 후 처음 선발 출격해 후반 16분 교체될 때까지 61분을 누볐으나 이청용은 후반 34분 교체 투입됐다.
오랜만의 선발 기회였으나 박주영의 표정은 덤덤했다. 선수단 버스에서 내린 그는 큰 헤드폰을 귀에 걸고 주변에 시선을 주지 않은 채 라커룸으로 향했다.
이날 박주영은 트로이 디니와 투 톱으로 킥오프를 맞이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숙제만 떠안았다. 이전 5경기 무패를 기록 중이던 왓포드는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박주영은 볼 배급이 원활하지 않자 측면과 중원 한복판까지 내려오는 등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찬스는 오지 않았다. 오히려 압도한 쪽은 볼턴이었다. 전반 35분 볼턴의 주케비츠가 선제 결승골을 넣고, 전반 종료 직전 조 메이슨이 쐐기를 박았다. 볼턴의 2-0 승리.
경기가 끝나자 박주영은 바로 퇴장하는 대신, 터치라인에서 이청용을 기다렸다. 둘은 한참 대화를 하며 어깨와 등을 어루만지는 등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산니노 감독은 “팀 전체의 경기력이 부족해 박주영의 장점을 살릴 수 없었다. 포지션도 익숙하지 않은 곳으로 자주 이동했다. 동료들의 도움을 거의 받지 못했다”면서 “훈련 때 지켜본 박주영의 컨디션은 나쁠 게 없었다. 최근 연이은 결장은 그간 우리의 팀플레이가 좋았기 때문이다. 로테이션을 위해 박주영처럼 경험 많은 이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볼턴(영국)|허유미 통신원